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안길호 PD를 비롯해 조승우, 배두나, 이준혁, 유재명, 신혜선 등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잃고 이성으로 세상을 보는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과 타협 제로에 무대포지만 따뜻한 심성의 형사 한여진(배두나 분)이 ‘검찰 스폰서 살인 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다룬다.
‘비밀의 숲’을 연출하는 안 PD는 작품에 대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의로움인 만큼, 모두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드라마 자체의 힘과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설계된 진실, 모두가 동기를 가진 용의자’를 전면에 앞세운 ‘비밀의 숲’은 조승우와 배두나의 조합만으로 눈길을 끈 작품이다. 조승우는 SBS ‘신의 선물’이후 3년, 배두나는 MBC ‘글로리아’ 이후 6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다.
안 PD는 국내 안방극장에서 보기 드문 조승우와 배두나 조합과 관련해 “저희 안에서도 두 사람을 캐스팅 하는 것이 뉴스였고, 그 자체가 시작점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감정이 없는 인물을 캐스팅하는 것이 있어 내공이 깊은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조승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배두나의 경우 국내에서 보기 힘든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우리 드라마에서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전했다.
조승우가 연기하는 황시목은 어릴 적 아픔으로 인해서 감정의 대부분을 잃어버리는 인물로, 정이 별로 없기에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일을 해 나간다. 조승우는 황시목을 연기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연기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10주년 15주년 뮤지컬을 연이어 했었는데, 너무 무대에 있으니 제가 스스로 과잉된 감정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 자신을 찾기가 힘들었다”며 “내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던 시기에 이 작품의 대본을 받았는데 감정의 대부분이 없는 캐릭터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살면서 언제 또 감정 없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을까 싶어 새로웠고, 감정의 과잉이 없는 역할은 어떨까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캐릭터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시작을 하게 됐다”며 “다만 연기를 하면서 ‘해소’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찍으면서 행복하고 좋았지만, 배우로서 부딪치는 한계는 있더라. 그것을 깨뜨리는 작업이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고, 감독님과 같이 도와줘서 할 수 있는 것이다.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고 공동의 작업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비밀의 숲’이 안방극장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바로 tvN이 드라마 편성 개편에 돌입함에 따라 금토드라마 8시 시간대에서 토일드라마 9시 시간대로 변경된 것이다. ‘비밀의 숲’은 tvN의 편성변동이 처음 적용되는 드라마이다.
안 PD는 이 같은 편성대 변동과 관련해 “전부터 금토드라마를 즐겨보던 시청자로 한 사람으로서 드라마를 놓칠 때가 종종 있었다. 토일로 옮긴 부분에 있어서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시간대에 대한 부담보다는 작품 자체에 대한 어떤 완성도라든지 이야기에 집중도가 더 크다고 생각을 했고, 저희가 젊은 층을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시청층이 볼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분명하게 있다.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이은 tvN 드라마의 부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 PD는 “전작의 부진과 관련해 부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담감을 잘 이겨내서 우리 드라마가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이 더 크고,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배두나는 ‘비밀의 숲’의 매력에 대해 “어두운 수사극이 아니다”고 전했다. 배두나는 “여러 가지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범인에 대해 오랫동안 몰랐다. 감독님이 저한테까지 비밀로 하시더라. 시청자들과 함께 보면서 추리해 보시면 재미있으실 것”이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조승우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메시지를 떠나서 작품 자체가 재미있으며, 많은 분노 가운데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 시대 거울과도 같은 작품이 될 것 같다. 더 일찍 방영이 됐으면 더 많이 울렸을 수도 있지만, 지금 꼭 필요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비밀의 숲’은 오는 6월10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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