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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밀사’의 히어로 이위종=허도영 “이십 대 청년밀사의 당돌함 보여주고파”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은 1905년 고종을 위협하여 외교권과 통치권을 박탈해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삼는다는 을사늑약을 체결한다. 고종은 일본의 방해와 강대국의 무관심 속에서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대한제국의 독립을 호소하고자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헤이그로 세 명의 특사를 파견한다.

이위종은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파견된 헤이그 특사 중 가장 어린 청년 밀사이다. 그의 아버지는 독립운동가 이범진으로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공사를 역임하였는데, 그는 11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7개의 언어에 능통한 유일한 조선인이 된다. 재능이 많았던 그가 헤이그에 파견되어 통역을 맡았던 때가 1907년, 그의 나이 고작 스물 한 살이었다.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구국외교활동을 펼친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 역시 독립운동에 큰 공을 세울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헤이그 밀사로 시작해 연해주 독립군을 거쳐 러시아 군사학교에 들어가 일본군과 싸우지만 결국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을 거둔 비극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이위종 역으로 열연중인 배우 허도영이 ‘밀사’의 관전 포인트를 들려줬다.

배우 허도영은 서울시뮤지컬단의 2년 차 배우로, 작년 ‘서울의 달’ 공연에서 주인공 홍식 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최근 〈밀사-숨겨진 뜻〉에서 주인공 이위종 역을 맡아 공연을 큰 축을 이끌어가고 있다. 절절한 감정 표현과 매력적인 음색으로 뮤지컬계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다음은 배우 허도영과의 1문 1답이다.



헤이그 특사 3인 중 이상설, 이 준 선생에 비해 이위종은 덜 알려진 인물이다. 인물을 연기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이위종 열사는 올해 탄생 130주년을 맞이하지만, 역사적으로 헤이그 특사 이야기를 알고 있는 이들 중에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상설, 이준 열사의 경우 기념사업회나 박물관이 건립되어 역사적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지만, 이위종은 러시아 군사학교에 들어가 공산당 가입 이력이 있는데다 마지막 그의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이번에 뮤지컬 〈밀사〉의 이위종 역을 맡으면서, 기존에 공연된 적이 없는 새로운 인물이면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분을 연기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많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그리고 나를 통해 이위종 선생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당시 선생이 느꼈던 감정과 고민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공부를 해야만 했다.









이위종을 연기함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뮤지컬 〈밀사〉에서 중심이 되는 이위종이란 인물은 이십 대의 당돌함을 가지고 있다. 스무 살의 나이로 이러한 대의에 동참한 것이 놀랍다. 극의 주인공이기 때문이 아니라, 젊은 특사로서 또 지휘관으로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재능을 펼쳐가는 그의 당돌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위종은 구한말 7개의 언어에 능통한 인재였는데, 다행히도 이번 작품에서는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외국어를 하지는 않는다. 당대 금수저였던 그는 나약한 조선과 왕실의 모습에 실망하고 경멸하며 자신이 조선인임을 부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조국을 위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격변의 시대, 현실의 장벽 앞에서 좌절하면서도 다시금 나아가려는 의지가 강한, 혈기 넘치는 청년 이위종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상적인 뮤지컬 넘버들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와 닿은 곡은 무엇인가.

이번 작품은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나 항상 그대를’, ‘한바탕 웃음으로’ 등 인기곡 작곡가이자 가수로 알려진 송시현 작곡가가 합류했다. 송시현 작곡가는 헤이그 특사의 삶과 비통했던 조선의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져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주옥같은 〈밀사〉의 넘버들이 탄생했다.

개인적으로 이위종이 마지막에 부르는 ‘이 반짝이는 것이’라는 곡을 좋아하는데, 이 곡은 공연 내내 반복되는 멜로디이기도 하다. 평소 목소리가 중저음이라 고음역대의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기 위해 서울시합창단에서 소프라노로 활동 중인 누나(허진아)에게 틈틈이 보컬 코칭도 받고 있다.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이 곡을 흥얼거리면 좋겠다.

이위종 반짝이는 것 이 반짝이는 것이 무엇일까

어린 시절 봤던 적군의 칼일까



내 곁을 떠난 수많은 동지들의 눈물일까

사람들 아아 조금만 더 가면 몇 발짝만 더 가면

이위종 이 반짝이는 눈밭 위에 뿌려진 피는 누구의 피일까

이준의 피일까 안중근의 피일까

아니면 아버지의 피일까 아니면 나의 피일까

사람들 아아 조금만 더 가면 몇 발짝만 더 가면

이위종 아버지 나 이제 당신 곁으로

이 반짝이는 것들과 함께 당신 곁으로

사람들 아아 조금만 더 가면 몇 발짝만 더 가면

이위종 엘리자베타 나 이제 당신을 떠나

이 반짝이는 것들과 함께 당신을 떠나

사람들 반짝이는 것 조금만 더 가면 몇 발짝만 더 가면

내 나라의 반짝이는 별이

내 나라의 반짝이는 물이

내 나라의 반짝이는 모든 것들이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뮤지컬 〈밀사〉의 부제인 ‘숨겨진 뜻’은 조국의 독립이라는 큰 뜻을 위해 숨겨둔 개인의 뜻, 그리고 조국이 사라지는 순간 함께 숨겨지고만 이들의 뜻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숨겨진 뜻을 찾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뜨거운 젊음으로 조선의 독립을 외친 뜨거운 젊은이, 이위종이란 인물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통해 역사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한편, 뮤지컬 <밀사>는 6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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