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제9 연방항소법원의 판사가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라인하르트 판사는 불법 입국했으나 하와이에서 존경받는 사업자로 거듭난 히스패닉 남성의 추방을 “비인간적(inhumane)이며, 미국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라인하르트 판사가 언급한 남성은 하와이에서 커피 농장 사업을 하는 마가나 오르티스(43)다. 멕시코 출신으로 1989년 미국으로 이주해 세금을 꼬박꼬박 내며 성실하게 일했다. 2014년에는 추방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 그는 아내와 아이들이 시민권자라는 점을 근거로 들어 합법적인 신분을 얻기 위해 애썼다.
라인하르트 판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미 행정부는 올해 3월 오르티스에게 특별한 설명도 없이 한 달 후 출국 신고를 하라고 명령했다. 오르티스는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멕시코로 돌아갈 경우 10년간 미국 입국이 금지될 처지다.
라인하르트 판사는 오르티스에게 내린 정부의 명령을 법원이 막을 권한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르티스의 추방이 “나라가 추구하는 가치와 사법 체계에 반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정책이 (멕시코계를 염두에 두고) ‘배드 옴브레스’(스페인어로 나쁜 남자들·bad hombres)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오르티스의 추방 결정은 ‘굿 옴브레스’(좋은 남자들·good hombres)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 사법부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에 반기를 든 건 라인하르트 판사뿐만이 아니다. 메릴랜드 주 항소법원은 이달 무슬림권 6개국 출신 국민의 여행을 금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정 명령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한편 미국 이민국이 올해 들어 불법 체류자를 체포한 수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나 증가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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