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원외정당인 여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LRM)’는 노동개혁을 향한 국민들의 열망과 외교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대통령에 대한 호감에 힘입어 인기가 급상승하는 모습이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칸타소프르-원포인트가 일간 르피가로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 LRM-민주운동당 연합에 대한 지지도는 31%로 1차투표 정당 지지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일 대선 결선투표 직전에 실시한 조사보다 7%포인트 오른 결과다.
프랑스는 대선과 마찬가지로 총선에서도 결선투표제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1차투표 정당 지지율에 기반을 둔 집권당 연합의 예상 하원 의석수는 전체 577석 중 320∼350석으로 절반(289석)을 크게 웃돈다. 이는 현재 자체 의석이 전무한 LRM이 이번 총선에서 책임정치가 가능한 안정 과반의 의회 제1당으로 부상하게 된다는 뜻이다.
반면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사회당은 295석의 거대정당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9%의 지지율로 40석 전후의 자리를 확보하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대로 투표가 이뤄진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되는 것은 물론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기존 정당의 틀을 깨는 이변에 성공하게 된다.
LRM 연합의 뒤를 잇는 중도우파 공화당-민주독립연합(UDI)의 정당 지지도는 18%로 예상 의석수는 140∼155석이다. 그다음으로는 3위 좌파당이 17%로 20~30석, 4위 국민전선(FN)이 17%로 20석 남짓을 가져갈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기간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전선이 좌파당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LRM-민주노동당 연합의 인기가 급상승한 이유는 우선 당의 간판인 마크롱 대통령에게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열망이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3~24일 여론조사 기관 레에코스에 따르면 설문 대상 유권자의 44%는 ‘대대적 개혁’을 지지했으며 50%는 ‘제한된 개혁’을 응원했다. 경직된 현 노동시장을 이대로 두자는 의견은 6%에 불과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 직후 노조 및 재계 대표들과 릴레이 회동을 하는 등 개혁 행보에 나선 것도 당에는 도움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스트롱 마크롱’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낸 대통령의 외교 실력도 표심을 잡은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첫 외교무대 데뷔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초강대국 지도자들과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힘줄이 드러날 정도로 강하게 쥐며 악수하고 푸틴 대통령에게는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언론매체 스푸트니크와 러시아투데이는 선전원”이라며 러시아의 프랑스 대선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항의하는 등 젊은 정치인의 패기를 여실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신들은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를 희망한다는 유권자도 상당하지만 이 추세대로 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면 노동 유연화 등 마크롱의 핵심 정책이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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