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영상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하이라이트는 ‘CAN YOU FEEL IT?’,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We UP’, ‘하이라이트’를 연이어 선보이며 단숨에 팬들을 사로잡았다.
소속사부터 팀 이름 변경까지, 적지 않은 일들을 함께 겪어오면서도 변치 않는 믿음을 보여주는 팬들에게 보답하듯 하이라이트 멤버들은 엔딩 무대를 방불케 할 만큼 초반부터 에너지를 발산했다. 특히, 공연을 개최한 잠실 실내체육관은 하이라이트가 비스트로 활동할 당시 첫 콘서트를 했던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기광은 “2010년과 2017년 같은 무대, 같은 모습으로 함께하고 있지만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며 “세트리스트가 장난이 아니다. 너희들 나이가 있는데 괜찮겠냐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괜찮지는 않다. 조금 힘들다”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양요섭은 “하이라이트가 백일이라고 하더라. 백일동안 참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며 “앞으로 천일, 만일 계속 이어가는 하이라이트가 됐으면 좋겠다. 계속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하이라이트는 시종일관 팬들을 살뜰히 챙겼다. 공연 시작부터 스탠딩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의 안전을 위해 각별하게 신경쓰는 것은 물론, 지난 5월 29일 발매한 ‘CALLING YOU’ 무대에서는 마치 객석에 있는 팬들과 영상통화를 하는 듯한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콘서트 개최 전부터 이번에는 절대 눈물이 나오지 않는 열정적인 공연을 예고했던 것처럼, 하이라이트는 ‘일하러 가야 돼’, ‘YeY’, ‘가까이’ 등을 열창하며 뜨겁게 분위기를 달궜다.
손동운이 “순서대로 부르다 보면 체력적으로 지치게 된다”고 말하며 연신 굵은 땀을 흘리자, 이를 본 양요섭은 “동운이 대본에 아직 다섯줄이 남아있다. 이 다섯줄을 읽지 않고 계속 다른 멘트를 한다는 건 ‘정말 쉬고 싶다. 앉고 싶다. 가능하면 눕고싶다’는 뜻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힘들다’는 푸념이 무색할 만큼, 하이라이트는 ‘아름답다’, ‘비가 오는 날엔’, ‘12시 30분’의 느린 템포의 곡부터 ‘Shadow’, ‘Fiction’, ‘Shock’ 등의 댄스곡까지 전곡을 라이브로 소화했다. 데뷔 초부터 뛰어난 라이브 실력으로 정평이 나있던 만큼, 하이라이트는 이날 콘서트에서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하이라이트는 9년차 가수답게 무대매너부터 진행까지 능숙한 모습을 보였지만, 콘서트에 임하는 마음만큼은 초심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 역시 ‘라이트’라는 팬클럽 이름처럼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큰 함성으로 하이라이트를 응원했다.
양요섭은 “저희 다섯 명이 이 함성소리를 듣기 위해서 가수가 된 것 같다. 저희가 콘서트가 끝나고 자려고 누우면 이명이 들린다. 그게 가끔 여러분들 함성 소리 같을 때가 있다”며 “저희가 벌써 데뷔 10년이 되어간다. 내년에도 여러분들이 저희와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기광은 “비스트 시절에 콘서트를 많이 했었는데 거짓말 전혀 안하고 오늘 함성소리가 제일 컸다. 깜짝놀랐다”며 “저희를 위해서 큰 소리를 외쳐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두준 역시 “예전 콘서트에는 굉장히 우울할 때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여름 휴가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하이라이트와 팬들은 더욱 끈끈해졌고 강해졌다. 하이라이트가 이번 콘서트에서 개인 무대 하나 없이 다섯 명이 함께 무대를 꾸민 것도 팬들이 보낸 믿음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한뼘 성장한 하이라이트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
한편, 이번 콘서트는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4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며, 7월 29일 홍콩 콘서트, 일본, 대만 등 해외 투어 등 해외 팬들과의 만남도 이어갈 예정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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