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인경(29·한화)은 한동안 불운의 아이콘으로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지난 2012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홀 30㎝ 퍼트를 실패한 뒤 연장전 끝에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이번 대회까지 LPGA 투어에서 2승, 유럽 투어에서 2승을 수확하며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사실 김인경은 ‘기부천사’로 더 유명하다. 2010년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상금 22만달러(약 2억4,000만원)를 모두 사회공헌 활동에 기부하는 등 평소 자선과 나눔을 실천해왔다. 김인경은 2012년부터는 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이벤트인 스페셜올림픽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고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기부했다. 이번 대회의 주최사인 유통업체 숍라이트 역시 스페셜올림픽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어 “더욱 우승에 대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이 대회에 나오면 스페셜올림픽 선수들과 함께 워밍업도 하고 퍼트 연습도 하면서 내가 기운을 얻는다”며 “그들로부터 응원 문자도 받는데 많이 도울 수는 없지만 스페셜올림픽의 일부라는 점이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활발한 자선활동으로 타에 모범이 되는 선수를 LPGA가 선정해 주는 ‘KIA 커뮤니티 어시스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말 퀄리파잉(Q)스쿨을 공동 수석으로 통과해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김인경은 2008년 롱스드럭스 챌린지 우승을 시작으로 2009년 스테이트팜 인비테이셔널, 2010년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제패 이후 지난해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6년 만의 우승으로 부활을 알린 뒤 이날 8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말 계단에서 넘어져 꼬리뼈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는 김인경은 “하체 훈련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 상체 위주로 훈련했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번 김인경의 우승으로 올 들어 열린 LPGA 투어 13개 대회에서 모두 각기 다른 챔피언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혼돈의 시기’가 이어졌다. 16번째 대회에서 처음으로 시즌 2승자가 나온 1991년 다음으로 가장 긴 기간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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