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중일 정상 간 상호방문이 10년 만에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 정부는 지난달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의 일본 방문 당시 오는 2018년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의 제안에 중국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랜 기간 냉각 기류가 흐르던 양국 관계가 본격적인 해빙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당시 일본의 제안이 구체적인 일정 논의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양 위원은 “전면적인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내년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는 데 이어 같은 해 후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일본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2018년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는 해로 중일관계 개선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약 체결 20주년인 1998년과 30주년인 2008년에도 각각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이 일본을 방문한 전례가 있다.
2008년 이후 중일 양국 정상이 같은 해에 서로의 나라를 방문한 적은 없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선 아베 총리는 그동안 견제해온 중국 주도의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베 총리는 5일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의 미래’ 국제교류회에서 일대일로가 “동서양의 다양한 지역을 연결하는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사회의 규칙에 따라 추진된다면)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적 과제에서 공통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호혜관계’를 중일관계의 기본 축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북한 문제 해결에 중국의 협력이 불가피한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본을 배제한 채 중국과 위험한 ‘거래’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일종의 ‘보험’으로 아베 정권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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