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측근으로 ‘대우조선 비리’와 관련해 기소된 건축가 이창하씨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8일 176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대우조선해양 전무 및 오만법인의 고문으로 재직하며 저지른 배임 범죄와 이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했던 디에스온의 회삿돈 횡령 등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디에스온의 실질적인 운영자이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무, 오만법인의 고문을 맡은 만큼 공사 구분을 성실히 해 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디에스온의 이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오만법인의 신뢰를 배반하고 거액의 손해를 입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과정으로 축적된 디에스온의 자금을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했고, 사업상 편의를 받을 목적으로 남상태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런 범행은 거액의 공적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화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며 “다만 일정 부분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대우조선해양 전무로 있던 2008년 3월 디에스온 소유 건물에 대우조선의 서울 사무실을 입주시켜 시세보다 비싼 임대료를 내게 해 2013년 2월까지 97억5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재판부는 대우조선이 입은 손해 금액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특별법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단순히 형법상 배임으로 인정했다.
이씨는 대우조선의 오만 법인 고문으로 있으면서 해상호텔 개조공사를 맡은 디에스온에 총 36억여원의 불필요한 추가 공사대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디에스온의 자금 26억여원을 빼돌려 해외에 거주 중인 형제들의 식당 운영자금 등으로 쓴 혐의, 채권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디에스온 자금 26억원을 숨긴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이씨는 남상태 전 사장에게 사업 편의 청탁 대가로 4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역시 일부 유죄가 인정됐다.
그러나 디에스온 소유 주택을 가족에게 시세보다 낮게 팔아 11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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