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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들’신념의 파트너 지이선X김태형,“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대학로에서 ‘지탱’ 콤비이자 신념의 파트너로 통하는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의 10년의 만남의 단초가 된 연극 ‘모범생’들이 10주년을 맞이했다.

김태형 연출에게 지이선 작가는 “믿고 싸우는 관계”라면, 지이선 작가에게 김태형 연출은 “서로에 대한 기대치와 믿음 때문에 더 잘하려고 하는 신념의 파트너”이다.

지이선 작가(왼쪽), 김태형 연출 /사진=조은정 기자




8일 오후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열린 ‘모범생들’ 프레스콜에서 김태형 연출은 “적의를 드러내놓고 일할 수 있는 파트너가 많이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연극 ‘모범생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란 문구를 떠올리게 했다. 그 만큼 그 누구보다 서로를 믿고 더 잘 하고 싶은 열의를 다지는 관계라는 뜻이다.

“잘못된 만남의 10주년”이라며 김태형 연출에 대한 특별한 애증(?)을 내보인 지이선 작가는

“김태형 연출과 앞으로 무슨 작업을 어떻게 함께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작업을 같이 하게 되는데는 이유가 있겠죠”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내비쳤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작가가 10년 전에 만나 올린 연극 ‘모범생들’은 소위 ‘모범생’이라 불리우는 명문 외고 3학년 학생들을 통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그 속에서 그들이 겪는 열등감과 강박관념을 쿨한 척, 유머러스한 척, 세련된 척 풀어낸 작품.

‘모범생들’이라고 정의하기엔 꺼림칙한 이들은 ‘백색 전쟁’을 치른다. 실제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신분상승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상위 계층의 소리 없는 전쟁을 의미한다. 내부적 합의로 한 친구를 희생양 삼아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사회적 엘리트로 성장한 ‘모범생들’이 던지는 함의는 강렬하다. 그 속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는 욕망이 과연 사회가 요구하는 것인지 질문을 던지기에. 이어 그들 스스로의 것인지 또한 그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과연 정당하게 내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지이선 작가는 여전히 사회에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연극 ‘모범생들’의 10주년이 기쁘기도 하면서 슬펐다고 한다. “초연 당시 정말 10년 후에도 공연을 하면 슬플 거 같다고 이야기한” 지 작가는 “우리 사회가 이 작품이 계속 공연되게끔 어떻게 보면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는 의미 심장한 말을 던졌다.

김태형 연출 역시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바가 촌스럽고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거나 통하지 않는 이야기기 되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영혼을 팔고, 학교 성적이 사회 성과와 연결되는 것이 아님에도 나쁜 짓도 마다하지 않은 점이 슬펐어요. 빨리 이 공연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배우 김도빈, 안창용, 권동호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연극 ‘모범생들’ 프레스콜에 참석해 시연을 하고 있다.


‘모범생들’ 출연 배우들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연극 ‘모범생들’ 프레스콜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10년 전 지이선 작가는 사회에 화가 많이 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모범생들’은 작가 스스로에게 여러 변화를 가져왔다. “너무 감사하게도 이다 엔터테인먼트 등 제작사 관계자들, 관객들, 수 많은 배우들을 만나고 여러 일을 겪으면서 제가 달라진 것이 사실이에요. 김태형 연출도 ‘모범생들’ 하면서 달라졌고요. 개인적으로 10년 전 지이선에서 아쉬운 게 있지만 ‘모범생들’ 자체로 볼 땐 감사한 게 있어요. 혼자 쓴 작품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과 정리된 것이 많아 감사해요.”

‘모범생들’은 지이선 작가, 김태형 연출 모두를 성장하게 한 작품이다. 팽팽한 긴장감이 함께하게 만드는 신개념의 파트너이다. 서로의 장점을 시기하기 보단 상대를 인정하며 더 잘하고자 노력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치밀하고 치열하게 접근하는 김태형 연출은 “지지 않겠다는 마음, 두고 보자는 적의가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평했다. 지이선 작가는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더 잘하게 만든 ‘10년의 파트너 힘’이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김태형 연출은 “휴식기를 거친 뒤 앞으로 연극사에 길이 남을 문제아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에 지지 않은 지이선 작가 역시 “내년부터는 연극계의 모범생이 아닌 탕아로서 열심히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창작 연극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연극 ‘모범생들’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8월 27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 된다. SPECIAL 팀 배우로는 이호영, 김대종, 홍승진, 홍우진, 김슬기, 김대현, 김지휘, 양승리, 윤나무, 임준식, 정순원, 강기둥, 문성일, 강영석이, NEW 팀 배우로는 안세호, 김도빈, 조풍래, 문태유, 박은석, 권동호, 안창용, 정휘가 함께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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