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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ory人]우여곡절 끝 셀트리온헬스케어 내달 상장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

서정진 회장 '뚝심' 결실





“셀트리온그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바이오 산업에 뛰어들어 지금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 15년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면 앞으로 15년은 글로벌 시장에 셀트리온의 저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장이 될 것입니다.”

2월 말 열린 셀트리온 창립 15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읽어 내려가던 서정진(사진) 회장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2002년 셀트리온 설립 이후 처음으로 성대하게 열렸던 창립식이었던 만큼 행사에 참석한 2,000여명 임직원들의 얼굴에도 지난날을 회상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셀트리온은 15년의 역사와 전현직 임직원 1,973명의 이름이 담긴 첫 번째 사사(社史)도 공개했다.

그로부터 보름 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 투명성에 문제가 있으니 정밀감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은 이번에도 암초를 만난 듯 보였다. 상장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셀트리온 주가까지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주들은 “셀트리온이 또다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며 성토했다. 그러나 1일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논란이 됐던 회계 투명성에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8일 정식으로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정도 늦기는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7월 상장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이달 홍콩·미국 등 방문

기관 대상으로 직접 IR

시장 신뢰 회복 신호탄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은 오랫동안 서 회장이 해결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는 셀트리온과 합성의약품을 만드는 셀트리온제약(068760)을 상장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셀트리온그룹 산하 각 계열사가 제조한 제품의 판매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은 줄곧 서 회장의 어깨를 짓눌렀다. 상장이 차질을 빚을 때마다 주주들은 셀트리온의 경쟁력과 투명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창사 이래 첫 독자상장이라는 점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상장을 위해 창립 초기부터 동분서주했지만 국내에 생소한 사업이라는 이유로 잇따라 고배를 마시자 2008년 코스닥 중소기업 오알켐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을 택해 일약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키워냈다. 뒤이어 상장에 성공한 셀트리온제약 역시 코디너스와 한서제약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에 대해 서 회장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그룹의 모태이기도 하다. 서 회장은 대우그룹에서 퇴직한 1999년 12월 인천시 연수구청 한편에 마련된 벤처센터에 넥솔을 설립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어떤 사업을 할지 정해놓지 않았기에 한때 장례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식품 수입도 검토했다.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바이오 사업을 택한 넥솔은 2002년 셀트리온 설립의 주역이 됐고 2009년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했다.

서 회장은 이달 말부터 홍콩·싱가포르·유럽·미국을 방문해 현지 기관투자가와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직접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상장으로 1조원 안팎의 투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날개를 본격적으로 펼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7월28일 코스닥시장에 정식 입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은 지난 15년 동안 셀트리온을 짓눌러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제조와 판매에 이르는 절차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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