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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상윤 “쉽지 않았던 ‘귓속말’…성장을 알려준 작품”

세상만사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 만은, 배우 이상윤에게 있어 SBS 드라마 ‘귓속말’은 특히나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연기하는 내내 억눌렸던 기분”이라는 이상윤의 말처럼 극중 그가 연기했던 이동준은 처절하게 당해야만 했었다.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를 다룬 ‘귓속말’에서 이상윤은 서울지방법원 판사 출신의 변호사 이동준 역을 맡아 연기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뛰어난 두뇌와 약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뜨거운 심장을 지녔던 이동준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념과 어긋나는 선택을 하게 되고, 이후 그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된다. 이동준의 잘못된 선택이 신영주(이보영 분)의 처절한 운명과 엮이게 되고, 적으로서 대립을 하다, 동지로, 그리고 연인으로서 악의 무리들과 맞서 싸우게 된 것이다.

“무사히 ‘귓속말’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귓속말’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었다.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잘 끝낼 수 있고, 결과도 좋게 끝나서 기쁘다.”

‘귓속말’은 ‘펀치’의 이명우PD와 박경수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다. 특히 그동안 굵직한 장르물을 선보인 박경수 작가가 처음으로 멜로를 그린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더 눈길을 끌었었다. 여기에 남녀주인공은 과거 KBS2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보영과 이상윤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얼마나 뛰어난 케미를 자랑했는지, 2012년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할 정도였다.

“‘내 딸 서영이’를 찍은 지 벌써 4~5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하다 보니 당시 어떻게 촬영을 했는지 대한 기억이 잘 떠오르지는 않는데, 확실한 것은 ‘내 딸 서영이’를 촬영 할 때보다 이번이 좀 더 편했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보영누나의 리드에 따라 다녔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귓속말’ 때는 조금 옆으로 다가가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감히 다가가지는 못했지만. (웃음)”

이상윤은 ‘귓속말’을 통한 이보영과의 호흡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언급했다.

“‘내 딸 서영이’ 때는 누나가 극을 끌고 가고 제가 서포트를 하는 위치였다. 하지만 ‘귓속말’은 캐릭터들 끼리 대립할 때도 있고 협의하는 과정도 있었다. 실제로 연기를 하면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눴고, 이를 통해 방향을 찾아간 느낌을 받았다. 보영누나가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지 않느냐. 초반에는 오랜만에 연기해서 긴장된다고 하더니 며칠 안 가 금방 적응을 하시더라.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후반부로 흘러가면서 신영주라는 동지가 생긴 이동준이었지만, 초반 4회까지는 마치 ‘동네 북’마냥 철저하게 짓밟히고 갈등해야 했다. “눌린 데 또 눌리고 차인 데 또 차였다”는 이상윤의 말마따나 이동준은 사방의 적으로 가득했던 인물이었다. 이상윤은 외롭고 고독한 이동준을 연기한 것에 대해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그렇게 한 번 눌린다고 생각해보시라. 괴로웠고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동준으로서 살면서 거의 매일 눌리고 뒤통수를 맞았었다. 특히 초반에 많이 당했는데, 그래서인지 처음 이동준이 처음 반격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난다. 첫 촬영으로부터 약 한 달 반 눌려 있다가 눌렸던 울분을 겨우 토해냈을 때, 정말이지 ‘그런 신만 나오면 힘을 낼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희열을 느꼈다.(웃음)”

이상윤은 “하도 심적인 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당하는 것에 무덤덤해졌고, 급기야는 이동준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상윤의 표현에 따르면 아무리 연기라고 할지라도, 극에 몰입하면서 각 배우들이 주고받는 에너지대결은 녹록치 않았으며, 그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적인 피곤함이 쌓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서로 신경전을 하는 신에서는 에너지를 내뿜고 있고, 대결을 하다 보니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이런 작품을 보기만 했지 실제로 하니, 내가 이동준이 된 것처럼 감정의 소모가 컸다.”

이상윤에게 ‘귓속말’은 힘든 작품이었으며,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기도 했다. “사실 촬영을 들어가기 전 힘들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고 말하는 이상윤에게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나온 대답은 ‘박경수 작가’였다. 물론 그 뒤에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가 따라붙기는 했지만.

“웃을 일이 적어서 힘들기도 했지만, 이동준을 통해 이상윤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박경수 작가의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것이 시나리오가 무척 탄탄하고, 이야기에 속도감이 있어서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전개속도에 맞춰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많이 배웠다. 특히 ‘귓속말’의 경우 한 인물 한 인물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아니다보니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복선이 제 이야기에만 깔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물을 통해서 상황이 설명되는 것이 있다 보니 전체를 봐야했다. 처음에는 이런 식의 대본인 줄 모르고 시행착오를 겪다가, 이를 알고부터는 더 정신 차리고 해야겠다 싶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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