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대(45) 비전엔터프라이즈 대표(이벤트비전 대표MC)가 좋아하는 말이다. 짧은 글이지만 유 대표가 그동안 겪은 사회 경험이 담겨 있어 무게감이 느껴진다.
유 대표는 서른 살이 되기 전 이미 80여 개 직업을 경험했다. 처음엔 신문·우유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신발가게 점원, 슈퍼마켓·중국음식 배달원, 퀵서비스, 공사장 잡부, 제철소 직원, 페인트공, 유리공장 노동자 등 공장과 목재단지를 전전했다.
유 대표의 직업은 세월이 흐를수록 차츰 고도화되기 시작한다. 전자대리점 배송사원, 악기점 영업, 피아노 조율, 자판기 영업, 컴퓨터학원 텔레마케터, 복사기 엔지니어, 연예인 매니저, 보험회사 영업사원 등을 거쳐 보험대리점, PC방 사업, 자판기 임대업 등 사업에도 손을 대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는 이를 ‘흙수저의 인생 1막’이라고 표현했다.
레크리에이션을 배우면서 부터는 레크리에이션 강사, 레크리에이션협회 총무, 유치원 체육교사, 청소년 지도사, 행사MC, 웃음치료사, 마술사, 강사, 교수, 동기부여가를 거치며 비로소 성공적인 인생 2막을 펼쳐왔다.
30세 전에 80여개 직업 전전한 ‘흙수저 인생’
“지긋지긋하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80여 곳의 직장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PC방 사업을 시작했지만 IMF로 인해 그마저도 빚만 남긴 채 접어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7년간을 빚을 갚기 위해 몸부림치며 살던 어느 날, 아내의 내조 덕분에 운명처럼 다가온 ‘레크리에이션 MC’를 하게 됐습니다.”
그가 ‘인생 2막’을 연 것은 이벤트 회사를 차리면서부터다. 30대 접어들어 창업한 이벤트 회사는 업력이 벌써 15년이 됐다. 유아부터 실버까지 전 세대를 넘나들며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유 대표는 특히 초등학교 운동회 진행자로 인기가 많아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초등학생 대통령’이란 의미의 ‘초통령’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유 대표는 만학의 길을 열었다. 밤잠을 아껴가며 남달리 공부해 쌓은 실력과 그동안의 사회경험 때문인지 34세 때부터 대학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고졸 학력이 은근히 문제가 됐다. 유 대표는 ‘내공’을 쌓기로 결심하고 대학을 나온 후 경기대 대학원에서 이벤트·국제회의학을 전공했다. 만학의 길은 그가 ‘교수’라는 목표를 명확히 세우는 계기가 됐다.
그 사이 군부대에서 정신교육 강사로 초빙되기도 했다. 마침 한 강연이 국방일보에 실리면서 병영스타로 발돋움 했다. ‘웃음이 가득한 병영생활’이란 주제로 전국의 군부대 200여 곳을 순회하며 웃음치료와 마술 등을 섞어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강연을 들은 장병들로부터 앵콜강연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일선 정훈장교들 사이에 인기 강사로 소문나면서 강의 덕에 병사들이 변했다며 밥을 사러 오는 경우도 있었다.
군부대 강연 병영스타서 초등학교 운동회 ‘초통령’ 발돋움
“강연할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합니다. 강의는 지식과 스킬을 전달하지만, 강연은 내 경험을 전달하면서 교감과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강연을 하다보면 청중들이 마음으로 화답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 대표는 행사 MC로 바쁜 틈틈이 책을 썼다. 데일카네기코리아의 카네기최고경영자 과정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점들을 자신의 삶에 적용해 성공한 사례들을 녹여 낸 자전적 자기계발서다. 현재 최종 교정 작업을 하고 있고 이달 20일 경 전국 서점가에 뿌려질 예정이다. 이번 책은 유 대표가 인생 3막을 여는데 중요한 분깃점이다. 본격적으로 동기부여전문 강연가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떼는 작업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 다니면서 가난과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꿈이 이뤄지기 일보직전이다. 유 대표는 ‘꿈의 성취는 꿈을 갖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미국의 시인 존 업다이크의 말을 좋아한다. 그 말을 되뇌며 달려왔기 때문에 성취가 가능했다.
유 대표가 이번 책을 준비한 가장 큰 이유는 스펙도 경제력도 없이 청년기를 좌충우돌하며 몸으로 부딪쳐온 선배로서 ‘흙수저도 할 수 있다’는 짧은 한 마디를 인생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걱정해결과 동기부여하는 ‘행복학교’ 설립이 목표
유 대표는 “데일카네기에게서 배운 최고의 덕목은 ‘걱정 없이 사는 법’”이라며 “모든 불행의 원인은 사소한 걱정으로부터 시작된다. 고민, 스트레스로 힘겨워하는 분들을 그 굴레속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 대표는 궁극적으로 ‘행복학교’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 대표는 인터뷰 내내 부인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유 대표가 준비하는 책에도 부인에 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졸 학력의 보잘 것 없던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고 동반자가 된 부인은 지금도 모든 행사에 동행하는 코디네이터 겸 매니저다.
또 행사가 끝나면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해줌으로써 유 대표를 오늘에 이르게 하는데 큰 힘이 됐다. 결혼 17년 동안 단 한번의 언쟁과 논쟁이 없었다고 하니 흔치 않은 부부 금슬이다. 유 대표는 늘 긍정적이다. 인터뷰 내내 단 한 번도 부정적인 단어를 쓰지 않았다. 이 또한 데일 카네기가 가르쳐 준 긍정의 힘이다.
유 대표는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에 있으니 그런 인생을 살고 싶으면 ‘데일 카네기의 인생 성공 내비게이션’을 따라 가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