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민주통합당(DUP)와의 소수정부 구성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메이 총리와 최종 협상을 끝낸 알린 포스터 DUP대표는 “(협상이) 잘 됐다. 성공적 결과를 기대한다”며 소수정부 구성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양 당의 협상은 이른바 소수정부 구성을 위한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협상이며, 보수당이 DUP가 원하는 정책을 지지하고 DUP는 보수당이 원하는 의석을 채워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BBC는 14일께 협상 내용이 최종 승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총선에서 예상 외 패배를 겪은 보수당은 DUP와의 연정을 통해 과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보수당의 의석은 과반(326석)에서 8석 모자란 818석. 여기에 DUP의 의석(10석)을 더하면 과반을 조금 넘게 된다
북아일랜드의 중도우파 정당인 DUP는 아일랜드가 아닌 영국 정부와의 연합을 추구하는 정당 중 하나다. DUP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얻어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포스터 DUP 대표는 협상에 “북아일랜드에 옳은 것”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이 타결되기 전부터 소수정부 구상이 유효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나온다. 보수당의 존 메이저 전 총리는 연정 협상을 두고 “의심스럽다”며 평가절하했다. DUP가 성공회교 중심의 영국 통합주의자와 가톨릭 중심의 아일랜드 민족주의자간 오랜 갈등이 존재하는 아일랜드 기반 정당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북아일랜드평화협정 이후 영국 정부는 중립을 고수해왔지만, 이번 연정을 통해 평화협정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메이저 전 총리는 이에 대해 B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아일랜드의 평화는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통합주의자와 민족주의자간 분열을 과장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 “DUP가 의회에서 표를 던져주는 대가로 정부에 돈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는 영국의 다른 지역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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