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SK 부회장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5년 8월14일 정부의 공식 사면 대상자 발표가 있기 나흘 전인 10일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최 회장이 사면심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최 회장을 면회했다. 김 부회장은 면회실에서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몇 가지 저희에게 숙제가 있을 것 같다”며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법정에서 “‘왕 회장’은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당시 대기업이 갖고 있던 고용·투자에 관한 숙제였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청와대가 지난해 롯데·부영그룹 등 ‘말썽’이 있는 대기업에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 등을 대가로 접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을 요청했을 때 “왜 우리한테만 와서 요구하는 거냐고 박영춘 CR팀장에게 물었더니 ‘롯데와 부영에도 찾아갔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당시 현안이 있는 기업에 청와대가 찾아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최 회장이 수감 중이던 2015년에는 청와대가 SK에 무언가를 요구한 일이 없지 않느냐”며 청와대가 로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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