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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프듀2’③] 통제능력 상실한 ‘프듀’…시즌3제작 가능하겠어요?

“만나서 참 즐겁기는 했는데, 다음에도 이러실 거면 차라리 다시 만나지 맙시다”

Ment의 인기프로 ‘프로듀스101’의 시즌3 제작 가능성이 점쳐지자, 쏟아져 나온 대중의 반응 중 하나이다. 부정적인 입장이 대부분인 가운데 과연 ‘프로듀스101’은 시즌3로 돌아올 수 있을까.

사진=Ment




시청자들이 프로듀서가 돼 프로젝트 보이그룹의 멤버를 선발하는 ‘프로듀스101 시즌2’의 인기는 가히 선풍적이었다. 50여 개의 서로 다른 소속사 남자 연습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습을 하고 경연을 하면, 국민프료듀서는 투표를 통해 이에 따른 평가를 내린다. 100% 시청자참여로 탈락여부가 결정되며, 이는 최종 데뷔멤버 11명이 뽑힐 때까지 이어진다. 그룹명도 100% 시청자들의 제보로 결정된다. 유력 후보를 공개하며, 이마저도 국민프로듀서의 투표에 따라 그룹명이 좌우된다. 시즌2 프로젝트 보이그룹 이름은 ‘워너원’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시청자들이 더 이상 방관하고 바라보는 입장이 아닌, 직접 투표를 통해 콘텐츠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일종의 성장드라마이다. 경쟁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라도 스스로 성장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우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 만약 이 가운데 응원하는 출연자가 등장하는 순간, 그때부터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빠져들게 된다.

‘프로듀스101’은 이 같은 시청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건드린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는 특정 연습생에게 공감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숨겨 놓았고, 이를 발견한 시청자들은 이내 해당 연습생에 빠져든다. 이미 누군가의 국민프로듀서가 된 시청자들은 이들의 성장을 목격하는 순간, 그 어느 때보다 뭉클한 감동과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해 준다.

사진=예고편 영상캡처


이를 증명하듯 ‘프로듀스101 시즌2’을 향한 반응은 무척이나 뜨겁다. 9주 연속 콘텐츠영향력지수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시청률은 1회 1.6%로 시작해 매주 꾸준히 올라 마지막회에서는 5.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방송 편집본뿐만 아니라 직캠 등 관련 클립영상이 올라오는 네이버TV 채널상 누적 조회 수는 벌써 2억8천만뷰를 돌파했다. 콘셉트 평가에서 공개된 곡들 또한 음원 차트에서 잇따라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와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사람들은 시즌3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은 지나치게 잡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의 인기는 높았지만, 자체적으로 허점이 많았으며, 심지어 제작진은 이러한 문제들을 통제하는데 실패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양상 하는 등 많은 문제들을 보여주며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것이다.

방송 전 일어났던 출연진의 과거 인성 논란이라든지, 차별문제, 인권침해과 관련된 의혹은 약과였다. ‘프로듀스101 시즌2’의 분량의 형평성과 관련된 논란은 여전했으며, 실력보다는 현장에 얼마나 많은 팬이 왔느냐에 따라 주어지는 베네핏의 수는 점점 커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민감한 국민프로듀서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와 같은 베네핏의 경우 실력이 아닌 견제로 적용된다는 지적까지 더해지면서 큰 불만을 양산하기도 했다.



중국 내 거래 계정을 통해 불법 투표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는 문제가 심각했는데 ‘프로듀스101 시즌2’가 그렇게 부르짖었던 ‘투표의 공정성’에 흠집이 생기는 것도 문제지만, 그에 앞서 CJ ONE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금전 거래된다는 뜻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뜻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만 공정하다고 주장한 점수합산방식이라든지, 콘셉트 평가곡 선정방법 등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해 말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을 양분을 삼듯 참으로 다양하면서도 끝이 없는 문제를 만들어낸 ‘프로듀스101 시즌’였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제작진이 더 이상 프로그램을 통제할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최근 불거진 ‘스포일러 논란’과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삭제된 ‘예고편’은 이 같은 제작진의 통제권 상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지난 9일 ‘프로듀스101 시즌2’ 제작진은 공식 페이스북에 올렸던 10화 예고 영상을 돌연 삭제했다. 문제는 영상 속 제작진이 이건희(RBW) 연습생이 “피디님의 뚝배기(?)가 항상 위험해요”라는 장면을 자막과 함께 그대로 내보냈고, 이어 “스포일러로 인해 이미 뚝배기(?)는 깨졌다”는 자막을 내보낸 것이었다. 문제의 ‘뚝배기를 깨다’는 표현은 온라인상에서 사용되는 ‘머리를 깨다’를 뜻하는 은어이다. 아무리 지상파에 비해 자유로운 케이블이라고 하지만, 은어를 많은 이들이 접하는 방송에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최근 ‘프로듀스101 시즌2’는 단순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든 스포일러로 몸살을 앓았다. 스포일러의 내용은 실제 내부 제작진이 아니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정확했으며, 심지어 온라인상 자신이 내부관계자임을 알리는 인증사진까지 올라오면서 이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결국 이 같은 스포일러로 인해 가장 순위변동이 많아 극적인 재미를 줄 수 있었던 3차 순위발표식은 결과가 미리 알려지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재미를 반감케 만들었다.

특히 더 문제였던 것은 꾸준한 스포일러를 알린 것으로 알려진 이 제작진이 비공개카페를 통해 출연 중인 윤지성과 강다니엘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이어 누리꾼은 최근 공개된 ‘101 셀프캠’ 주인공이 윤지성인 것이 못마땅하다며 셀프캠에 대한 스포일러를 흘리기도 했다.

내부 직원 중 한 명이 스포일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프로듀스101 시즌2’의 관리가 미숙했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외부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이에 따른 피드백을 통해 수정을 할 수 있지만, 내부에서 무너졌다는 것은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내부가 무너진 ‘프로듀스101’은 새로운 시즌을 만들 수 있을까. 물론 화제의 프로그램이니 수익적인 측면을 고려해 만들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 벌어졌던 문제들을 또 다시 만들어 낸다면 결국 시청자들은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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