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4시 26분 인천국제공항 B 입국장. 미국에서 세미나 등을 마치고 귀국한 문 특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긴 비행에 지쳤을 법도 하지만 검정 정장 차림의 그는 피곤한 기색은 없었고 짐을 실은 카트를 빠르게 밀고 이동했다. 취재기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주변으로 몰려들자 “할 얘기 없어요”라고 마했다. 그의 앞을 막은 촬영 기자들 때문에 “새벽부터 무슨 고생이야”하며 답답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미나에 동행했던 김종대 정의당 의원도 문 특보와 함께 입국했다.
그는 ‘청와대와 사전조율 없이 한 발언인가’ ‘앞으로도 소견을 계속 이야기 할 것인가’ 등의 취재진 질의에 “학자적 소신”이란 말을 반복하며 자신의 견해가 정부 입장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부인했다. ‘엄중 경고를 했다고 밝힌 청와대와 연락했는가’란 질문엔 “코멘트(Comment) 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 문 특보는 취재진을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갑자기 “아 하나만 분명히 합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특보지만 연세대학교 교수가 내 직업”이라며 “내가 대통령한테 해주는 거는 자문을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자문을 택하고 안 하는 것은 그 분의 결정”이라며 “그러니까 그 이상 얘기는 안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특보는 “그만. 나 피곤하니까 그만”이라고 한 뒤 이동했다.
앞서 문 특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중단 시 미군 전략자산과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적절하지 않은 비판이 이어지자 청와대 측은 문 특보에게 “엄중히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자신은 “협상이라는 것은 주고받는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아 이목이 집중됐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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