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中企시대 산업구조조정 새판짜자] "향후 6~7개월이 보릿고개 금융권이 우산 씌워줘야"

<중> 변죽만 울리는 구조조정 대책

조선업계 수주 회복 소식에

업황 회복 기대감 커지지만

은행들 자금상환 압박 거세

"옥석 가려 위기극복 지원을"





“앞으로 6~7개월이 보릿고개인데 은행 등쌀에 밀려 다 망할 것 같습니다. 옥석은 가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부산에서 조선 기자재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전화 인터뷰 내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은 어려울지언정 조금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는 확신이 있지만 ‘지금 어렵다’는 외침이 언론에 공개되면 자칫 금융권이 업종 전반의 돈줄을 죄는 건 아닌지 걱정해서다.

정부와 은행장들이 모여 ‘비 올 때 우산 걷지 않는다’며 안심의 메시지를 보내도 현장의 분위기는 살벌하다는 게 A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위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일선 지점장이나 실무자는 실적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우리 회사나 주변 모두 자금 압박을 심하게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구조조정 대책을 세우고 중소기업을 지원한다고 해도 이처럼 현실의 금융장벽이 높은 이상 중소기업인들이 느끼는 정책 만족도는 떨어진다. 최근 조선업계 수주로 인해 다시 업황이 회복할 거라는 기대감에도 중소기업들은 그날이 올 때까지 과연 유동성 위기를 버텨낼 수 있을지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IBK경제연구소가 지난 4월 조선해운 협력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52.9%가 가장 시급히 보완해야 할 중소기업 지원정책으로 자금지원 및 금융부담 완화를 꼽았다. 다음으로 고용지원 및 인건비 부담 완화가 21.2%, 사업전환 및 다각화 지원 10.6% 순이었다. 서경란 IBK경제연구소 중소기업팀장은 “이는 최근 경영상황이 성장성 둔화를 넘어 기업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최악의 수준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융부문 애로점은 ‘만기도래 대출에 대한 상환요구’(27.9%), ‘과도한 담보요구’(22.1%), ‘높은 대출금리’(19.2%)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매출감소에 더해 자금상환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종별로는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자금 회수 압박을, 항만서비스업체는 영세기업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B사는 “시중 은행이 신규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만기 도래 시 원금의 10~20%라도 상환해야 연장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들은 금융권에 옥석을 가려주고 비가 올 때는 우산이 돼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 지역 항만서비스업체 C사 대표는 “규모가 작은 기업은 매출액이나 담보력보다는 사업성에 근거해 지원해야 하는데 똑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며 “작은 기업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금융이 할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선업체들은 금융권이 업황 회복을 묵묵한 기다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 계약부터 실제 일감이 생기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는데, 지난 2년간 수주가뭄이 마무리되고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는 만큼 앞으로 반년 가량 버티면 기자재업체들의 일감도 되살아난다는 설명이다. A대표는 “설계나 연구개발 분야 고급 인력을 계속 데리고 있어야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해고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고비를 못 넘기면 나중에 일감이 생겨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조금만 더 기다려주기를 바란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