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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저유가]고민깊은 한은, 금리 올렸다간 스웨덴식 실패 답습 우려

스웨덴 섣불리 금리 올렸다 성장률 추락

한은, 유가 하락 땐 금리 인상 동력 사라져

안올릴땐 美와 금리 역전돼 외화 유출 가능성





국제 유가가 예상외로 떨어지자 한국은행이 고심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 금리 인상 신호를 던졌는데 유가 하락으로 국내 물가가 하락하면 금리를 무턱대고 인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 금리를 붙잡고 있으면 외화가 대규모로 나갈 수도 있다.

한은이 자칫 선택을 잘못했다간 지난 2010년 통화정책의 판단 착오로 경제성장률이 급락한 스웨덴의 사례를 답습할 우려도 나온다.

이주열 총재는 이달 한은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투자도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1년간 1.25%로 사상 최저를 유지했던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던진 것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의 조건인 ‘수출 회복’에 대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연초 이후 유가가 20%가량 하락하며 하반기 우리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가 40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수출금액만 떨어져 수출액이 다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이달 국제유가는 45달러선으로 지난해 6월(48달러)과 역전된 상황이다. 유가가 내리면 국내 소비자물가도 하방 압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유인이 작아진다. 수출이 줄고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가뜩이나 위축된 민간소비를 더 얼어붙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스웨덴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회복되자 2010년 6월 다시 금리 인상을 단행해 2011년 7월 2%까지 올렸다. 이후 2011년 경제성장률이 2.7%, 2012년에는 0%로 추락했다. 스웨덴은 당시 실업률이 7%에 달했고 물가 상승률도 1%대에 불과했지만 긴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를 두고 ‘가학적 통화주의(sado-monetarism)’라며 맹비난을 했다. 경제의 다른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금리를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스웨덴은 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려 경기를 되살렸다.

그렇다고 한은이 금리를 현 수준으로 내버려둘 상황도 아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3월과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0.75%포인트 높였다. 이미 한미 간 기준금리 상단(1.25%)은 같아졌다. 미국은 올해 하반기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고 자산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긴축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국내 시장을 이탈할 우려도 있다.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인상해 금융시장 안정을 꾀하느냐, 내수를 진작하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한은은 내수를 살리냐,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냐의 선택이 있다”며 “내수부진과 금융시장 변동 가운데 어느 쪽이 휘발성이 큰지 잘 따져서 금리 정책을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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