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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부동산 시장과 포워드가이던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지금 부동산시장은 위기이다. 단기간에 집중된 공급물량, 앞으로 쏟아질 입주물량, 저금리에 풀린 시중의 과도한 유동자금,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시장 상황, 크게 개선되지 않은 소득체계, 갈 곳 없는 청년과 높은 실업률, 늦어지는 결혼과 낮아지는 출산율, 쌓여가는 낡은 주택과 늘 부족한 적절한 거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지방도시, 과도하게 상승하는 주거비, 경쟁력을 잃어가는 도시, 앞으로 닥칠 금리 인상,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 늘 투기꾼으로 내몰리는 다주택자, 산업이 아닌 투기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부동산, 무엇 하나 녹록한 상황이 없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취임사가 화제다.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의 시장 상황이 계속되면 더 강력한 투기과열지구 같은 조치를 할 수 있다’는 6·19대책에서 밝힌 정부의 시그널과 국토부 장관의 취임사에 있었던 ‘1차 메시지’라는 말에 집중해보자. 부동산시장에 대한 포워드가이던스이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제도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을 시장에 미리 알려주고 있다.

정부는 국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과열 조짐이 완화되지 않으면 투기과열지구뿐 아니라 그 이상의 강력한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 단계까지 가기 전에 소비자와 공급자 스스로 자정작용을 해야 한다. 건전한 투자와 내 집 마련의 실수요 중심의 거래장터로 바꿔야 한다.



정부도 좀 더 폭넓게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국지적 시장 왜곡을 바로잡는 것과 더불어 미래산업 육성의 관점에서 부동산을 바라보는 투 트랙 시각을 가져야 한다. 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부동산 분야의 미래산업을 발굴·육성해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안정적인 경제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 또한 정부의 역할이다.

앨빈 토플러가 ‘불황을 넘어서’라는 책에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위기의 본질에 집중하라’고 경고했다. 부동산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의 본질에 집중하되 흘러간 과거를 복원하려고 하지 말자. 지금의 위기는 다음 세대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상황이다. 국민은 정부 정책의 본질을 읽자. 정부는 시장의 본질을 들여다보자. 대립이 아닌 상생의 틀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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