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의 도심 명소인 ‘트럼프 타워’ 앞에 설치된 문자 조형물이 논란이다.
28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시는 최근 ‘트럼프 타워’ 앞 시카고 강변 산책로 출입구 보행자 도로 한 편에 ‘진짜’(Real)와 ‘가짜’(Fake)라는 글자 모형이 위·아래로 붙어있는 .1·5m 높이 유리섬유 조형물을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 논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트럼프 타워 앞에 이 조형물이 설치되자 시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조형물을 본 시민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피츠버그에서 온 관광객 리치 슈마인스키는 “트럼프 정책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지자체가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공공 예술품으로 정치적 주장을 펴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릴 카튼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뉴스·가짜 뉴스 논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며 “트럼프 타워 앞은 이 조형물 설치 장소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시 대변인은 “글자 내용과 설치 장소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메시지는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 시 문화행사국 홍보 디렉터는 “이 조형물은 최근 시카고강변 산책로 일대에 설치한 5개 작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조형물은 시카고와 디트로이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작가 스캇 리더가 지난 2013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더의 대변인은 “작품 대여를 대행한 갤러리 측이 설치 장소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최종 위치는 시카고 시가 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형물이 설치된 공간은 시카고 2번째, 미국 내 3번째 초고층 빌딩인 트럼프 타워(92층·415m)를 마주하고, 시카고 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수많은 관광객들과 트럼프 지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들기도 한다. 동시에 지난 대선기간부터 트럼프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의 집회·시위 장소가 되기도 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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