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그리고 DOWN, 웃고 울었던 2017년 상반기 가요계의 기억들을 더듬어 보자.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석권부터 ‘프로듀스 101’ 출신들의 약진까지
상반기 가요계 최고의 이슈를 세 손가락 안에 꼽는다면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수상일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22일(한국시간)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이는 6년 동안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독식해왔던 상이었으나, 2017년에는 SNS를 기반으로 거대한 팬덤을 구축해 온 방탄소년단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올해는 상이 신설된 이후 최초로 본 시상식 무대에서 수상자를 호명해,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시상식 무대에 오르는 의미를 남겼다.
특히, 이 상은 각종 SNS에서 얼마나 화제성을 보이고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는 만큼, 방탄소년단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이 어떤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됨과 동시에 방탄소년단의 아티스트로서의 영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방탄소년단이 연이어 기록을 경신해 나갔다면 재데뷔나 다름없을 정도로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젝스키스와 하이라이트는 변함없는 팬들의 사랑에 웃음 지었다.
MBC ‘무한도전’ 출연을 계기로 16년 만에 재결합을 알린 젝스키스는 기존곡을 리메이크 하는 정도에 그쳤던 지난해와는 달리, 20주년 기념 앨범을 통해 신곡을 발표하는 등 올 한해 계속될 활발한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4월 발표한 20주년 기념 앨범에 타이틀곡이었던 ‘아프지 마요’와 ‘슬픈 노래’는 기존 젝스키스가 보여줬던 음악들보다 한층 더 성숙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곡들로, 음원 발표와 동시에 국내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일명 ‘빈집털이’처럼 강자가 없는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거나 음원 발표와 함께 반짝하고 1위를 달성했던 것이 아니었던 만큼, 이번 신곡의 성공은 변함없는 젝스키스의 저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까지 더했다.
16년의 공백과 멤버 고지용의 부재에도 젝스키스가 저력을 과시했다면, 장현승의 탈퇴와 함께 소속사 이적 그리고 하이라이트라는 새로운 팀명까지 휘몰아치듯 변화를 거듭한 하이라이트의 재데뷔 역시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때 팀 이름조차 없이 멤버들의 성을 따 ‘윤용양이손’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하이라이트는 비스트라는 오랜 시간 사용한 이름을 포기하고, 어라운드어스라는 회사 설립과 함께 ‘하이라이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컴백을 알렸다.
지난 3월 첫 번째 미니앨범 ‘캔 유 필 잇(CAN YOU FEEL IT?)’을 발표하고 음원사이트 차트 1위는 물론, 음악방송 8관왕 등 눈부신 기록을 달성한 하이라이트는 이어 발표한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곡 ‘콜링 유(CALLING YOU)’까지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며 팀 이름 변화에도 변함없는 막강한 파워를 증명했다.
이와 함께 ‘프로듀스 101 시즌1’ 활동을 종료하고 각각 구구단, 프리스틴, 솔로 앨범 등을 발표한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의 활약과 함께 최근 종영한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연습생들의 화제성과 함께 하반기 데뷔 및 컴백 러쉬가 예고되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사무엘, 뉴이스트, 핫샷 등 일찌감치 활동 계획을 밝힌 가수들은 물론, 최종 멤버 11인으로 구성된 그룹 워너원은 데뷔 전부터 각종 업계의 광고모델로 발탁되며 가요계의 거대 공룡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도 변함없는 7년차 징크스, 해체와 탈퇴
포미닛, 레인보우, 투애니원 등에 이어 올해 역시 많은 가수들이 7년차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7년간 큰 잡음이나 불화 없이 팀을 유지해왔기에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7년차 징크스를 무사히 넘길 것으로 예견됐던 씨스타가 지난 5월 돌연 해체 선언을 했다. 2010년 ‘푸쉬 푸쉬’로 데뷔해 ‘가식걸’, ‘나혼자’, ‘터치 마이 바디’ 등 매년 여름에 빼놓을 수 없었던 씨스타는 충분한 논의 끝에 각자의 길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소유와 효린은 가수로, 보라와 다솜은 연기자로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난 2010년 9인조로 데뷔했던 제국의 아이들 역시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았다. 계약 만료를 기점으로 박형식과 임시완은 각각 배우가 대거 포진한 소속사로 이적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초석을 다졌고, 광희는 군 입대 전 추성훈의 소속사로 이적해 복귀 후 예능, MC로서 활동할 계획이다. 그리고 최근 김동준 역시 스타제국 소속 당시 인연을 맺은 매니저가 설립한 신생 엔터테인먼트 사와 계약을 체결하며 배우와 가수로서의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원더걸스 역시 지난 2월 예은과 유빈이 작사한 고별송 ‘그려줘’를 끝으로 공식 해체했다. 유빈과 혜림은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선미와 예은은 각자 다른 소속사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2007년 데뷔 이래로 유빈, 선미, 선예, 혜림 등 몇 번의 멤버 구성 변화를 겪으며 위기를 맞았던 원더걸스는 지난 2015년 걸밴드 콘셉트로 건재함을 과시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와 함께 걸그룹 티아라와 틴탑은 기존 멤버의 탈퇴로 인해 각각 4인조와 5인조로 재정비 됐다. 당초 전속 계약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던 티아라는 보람과 소연의 탈퇴로 인해 4인조 체제로 신곡 ‘내 이름’을 발표했다. 앞서 이번 컴백에 대한 잡음이 많았던 것만큼 적지 않은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티아라는 컴백과 함께 약 5년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
데뷔 7년차를 맞은 틴탑 역시 멤버 모두 재계약을 해 틴탑을 지켜나가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컴백을 앞두고 멤버 엘조가 입장을 번복해 연기자로서의 독자 행보를 선택하게 되면서 틴탑은 5인조로 재정비 됐다.
지난해 남태현이 탈퇴를 선언한 위너 역시 4인조로 개편되면서 이를 알리기 위해 컴백에 ‘4’라는 숫자를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4월 4일 컴백은 물론 12시와 6시가 아닌 이례적인 4시 컴백을 선택하며 팀 변화를 강조했다. 1년 2개월이라는 공백을 깨고 컴백한 위너는 신곡 ‘릴리 릴리’와 ‘풀(FOOL)’로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함과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앞선 가수들의 변화가 완료형이라면 AOA 초아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초아는 자신의 SNS를 통해 “팀에서 맏언니였지만 활동을 하며 울고 싶을 때가 많았다. 스스로 채찍질할수록 병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며 “불면증과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약도 먹어보고 2년 전부터 스케줄을 줄여왔지만 피곤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결국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전하며 팀 탈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소속사 FNC 측은 결정된 것은 없으며 현재 추후 행보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방침을 밝혀 양측 간의 소통의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나진산업 이석진 대표와의 열애설이 재점화 되면서 초아의 탈퇴 배경에 의구심이 더해졌고, 팀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초아의 선택에 많은 팬들과 네티즌들이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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