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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習 떠나자 反中시위...위태위태한 '일국양제'

시진핑, 홍콩정부 출범식 연설서

"중앙권력에 도전말라" 엄포 불구

민주화 세력, 6만명 거리시위

행정장관 직선제 등 요구 나서

"習방문, 反中정서 키웠다" 평가

홍콩 반환 20주년을 맞이한 지난 1일 홍콩 도심에서 시민들이 반체제 인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사진을 앞세우고 “일국양제를 수호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캐리 람 홍콩 정부 출범식 연설에서 “국가 주권과 중앙권력에 도전하지 말라”고 홍콩 사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홍콩 민주화 세력들은 시 주석이 홍콩을 떠난 지 두 시간 만에 대규모 거리시위에 나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드리워지는 불안한 그림자를 엿보게 했다.

주요 외신들은 시 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해 홍콩과 중국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지만 되레 홍콩인들의 반중국 정서를 키우는 데 그쳤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완차이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캐리 람 행정장관 취임 선서식 직후 연설에서 “국가 주권의 안전을 해치는 모든 활동과 중앙권력·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권위에 대한 도전은 모두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의 주권과 안전·발전 이익을 지키기 위해 홍콩이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홍콩 행정장관 취임식의 자리를 빌려 홍콩의 민주화 요구와 독립 움직임에 엄포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시 주석의 이날 연설에는 홍콩의 민주화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중국 지도부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됐다. 시 주석은 반중국 정서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홍콩 젊은이들을 겨냥해 “일국양제와 홍콩의 기반이 되는 중국 헌법을 분명히 이해하라”고 촉구하며 독립 요구 등의 주장은 홍콩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저해할 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의 연설에 앞서 람 장관은 홍콩의 광동화 대신 중국 본토의 푸퉁화로 취임연설을 했다. 람 장관은 연설에서 “국가 주권·안전·발전 이익을 약화할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법에 따라 확고하게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이날 취임식과 함께 오는 2022년 6월30일까지 임기 5년 행보에 나섰다.





시 주석이 람 장관의 취임식을 주관한 후 홍콩을 떠난 지 두 시간이 지난 오후 홍콩 시내에서는 민주화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 석방을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오후3시께 빅토리아공원 인근에서 시작된 시위대의 행진은 애드미럴티 정부 청사까지 3㎞ 가까이 이어졌다. ‘일국양제 거짓말 20년, 민주자치 홍콩 탈환’을 주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시위대 추산 6만여명, 경찰 추산 1만4,0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행정장관 직선제 등 홍콩 민주화와 간암 말기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석방 등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또한 최연소 입법회의원(국회의원) 네이선 로 데모시스토 당 주석과 같은 당 소속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비서장 등 홍콩 내 범민주파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 아우녹힌 민간인권진선(민진) 위원장은 “중국 당국이 자치가 보장된 홍콩에 대한 간섭을 강화하고 있어 홍콩인의 절망감이 깊어지고 있다”며 일국양제를 보장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의 준수를 촉구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강력한 주권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국제사회의 불안한 시선도 커지고 있다. 앞서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영중 공동선언은 더는 아무런 현실적인 의미가 없는 역사적 문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1일 영중 공동선언에서 2047년까지 보장한 홍콩의 권리와 자유를 방어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존슨 장관은 “공동선언에 간직된 홍콩에 대한 영국의 약속은 오늘도 20년 전만큼이나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홍콩의 성공적인 미래는 이 협정으로 보호되는 권리와 자유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유럽연합(EU)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가석방과 국내외 의료 치료 허용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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