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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도지사 당선 1년만에 행정부·의회 장악...강력한 아베 대항마

기성정치와 차별화로 세력 확장

여성 정치스타로 총리 입지 다져

아베 장기집권 전략 차질 불가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2일(현지시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도민우선(퍼스트)회 후보 이름 위에 꽃을 달아주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향후 일본 정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관심을 모았던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세력이 압승했다. 도지사 당선 1년 만에 도쿄도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하게 된 고이케는 이번 선거로 총리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반면 집권당인 자민당이 도민우선(퍼스트)회에 1당 자리를 내주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장기집권 야욕 실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2일 오후10시50분(현지시각) 도쿄도의회 선거 개표결과 도민퍼스트회 등 고이케 지사 측은 64석을 확보하며 과반 달성에 성공했다. NHK는 선거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 고이케 지사 세력의 과반 의석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가 대표로 있는 도민퍼스트회는 총 127석 가운데 48~50석을 획득하며 제1당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민퍼스트회와 연대한 공명당(21~23석), 무소속(3~10석) 후보 등을 합하면 고이케 세력은 총 73~85석을 확보해 목표했던 과반 달성에 성공하게 된다.

반면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기존 57석에서 13~39석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됐다. 38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대패했던 지난 1965년과 2009년 성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는 총 42개 선거구에서 4년 임기의 도의원 127명을 선출했다. 정당별로 낸 후보자 수를 보면 자민당(60명), 도민퍼스트회(50명), 공명당(23명) 순으로 많았으며 전체 입후보자는 259명에 달했다.



도민퍼스트회가 1당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뉴스 앵커 출신의 여성 정치스타가 ‘아베 1강 체제’를 뒤흔들 만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민당을 탈당한 뒤 지난해 7월 무소속 신분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고이케 지사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강조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도민 입장에서 추진해온 성과를 인정해준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자민당은 충격에 빠졌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출구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여러 국정문제가 이번 선거에 직결된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반(反)아베’ 기치를 강조한 도민퍼스트회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도 있지만 아베 총리가 자초한 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사학재단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관련 특혜를 제공하고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각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또 회기 종료를 앞두고 자민당이 테러예방을 명분으로 중대 범죄를 사전에 모의하기만 해도 처벌할 수 있는 조직범죄처벌법 개정안(공모죄 법안) 처리를 강행하며 ‘나 홀로 행보’를 보인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지난달 중순 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도민퍼스트회 지지율은 자민당을 역전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여론 악화를 의식해 선거 하루 전날에서야 번화가인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역 앞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는 물러나라’는 구호와 함께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최소 40석대 후반을 지키려던 자민당 계획이 실패로 끝나면서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집권을 노리던 아베 총리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009년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민주당(현 민진당)에 크게 패한 뒤 결국 54년 만에 정권을 넘겨준 바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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