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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앞두고…미국과 우정 지운 메르켈

기민기사연합 '강령집'서

"미국은 친구" 표현 삭제

통상 의제 놓고 마찰 예고

경제·안보 공조 깨질 땐

세계경제 충격 휩싸일 듯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총선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강령집을 살펴보고 있다. /베를린=EPA연합뉴스




7~8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든든한 우방을 자처해온 미국과 독일의 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G20을 계기로 미국과 독일 사이의 균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3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강령에서 미국에 대해 “가장 중요한 유럽 밖 파트너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미국을 여전히 우방으로 간주한 것이지만 그동안 사용했던 ‘친구’ 등 우호적 표현을 삭제한 것이다. 지난 2013년 공약집에서 기민-기사 연합은 “미국은 유럽 밖에서 독일의 가장 중요한 친구이자 파트너”라면서 “미국과의 우정은 우리 국제협력의 주춧돌”이라고 친밀감을 드러내는 문구를 사용했었다. 이와 함께 기민-기사 연합은 이례적으로 강령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많은 외교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독일과 미국의 관계는 지난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후 급속도로 차가워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억눌러왔던 미국과 독일의 갈등이 불거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난달 28일 메르켈 총리는 의회에서 “G20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쉬운 논의를 예상하지 않는다” “고립주의 또는 보호주의가 이 세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끔찍하게 잘못됐다”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강공을 펼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달 철강 과잉생산 등 통상 문제를 G20 정상회의에서 의제로 제시하겠다고 예고하며 철강 수출 강국인 독일과의 충돌을 기정 사실화했다.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유지되던 서방의 경제·안보 공조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다는 신호가 나타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87년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 주도의 국제공조에 반기를 들고 독일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촉발됐던 ‘블랙먼데이’가 양국의 대립으로 재연될까 글로벌 시장 관계자들이 노심초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간 대립 원인이 당시와 같은 재정·금융정책은 아니지만 무역 체제 전반에 걸쳐 있는 만큼 대립이 격화될수록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20% 넘게 폭락했고 국채 금리 역시 급등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의장국인)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억제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의회 연설에서 인내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시장이 30년 전의 악몽을 떠올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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