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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타트업의 눈물

관광공사, 한국 찾는 해외 자유여행객 겨냥

한국판 트립어드바이저 웹사이트 구축 계획

스타트업, 유사 서비스 있어... 우려 목소리





정부 기관이 스타트업이 만든 여행 관련 서비스와 유사한 사이트를 만들려고 해 논란이다. 정부는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통합 유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취지지만 관련 스타트업계는 ‘베끼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에 여행 포털 사이트를 위한 구축 및 운영 사업 용역 공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7억2,500만원 가량의 사업으로 웹 기반의 한국판 ‘트립어드바이저’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행사 없이 자유 여행으로 한국을 오는 개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반나절~1일짜리 등 다양한 맞춤형 여행코스, 관광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 업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클록, 트립어드바이저, 라쿠텐트레블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유사하게 해당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한국 관광정보가 제한적이라고 보고 공사가 웹사이트 구축에 나선 것이다.

해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한국 관련 투어 서비스는 주로 서울, 부산, 제주 등 일부 대도시 중심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또 하루 종일 코스 등 상품 종류도 제한적이고 수수료 또한 5~25% 가량 높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이에 공사는 서울 외에 지방 관광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 및 상품을 소개하고 중소 여행사 및 벤처기업이 수수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이 급감한 데 따른 피해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계획에 스타트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기존 스타트업에서 하는 서비스와 유사하게 사이트를 만들면서 사업에 타격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트레이지 등 국내에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유사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여행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서비스하려고 하지 말고 민간이 할 수 있도록 투자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민간과 직접 경쟁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공사 측은 “스타트업에서 우려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며 “공사가 만들 웹사이트에서 이용자들에게 스타트업의 상품도 소개해주고 결제 시 해당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배달 앱’ 발언을 언급하며 정부가 업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한다.

앞서 유 미래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소상공인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비용, 임대료, 카드수수료와 함께 배달앱 수수료까지 내면서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플랫폼 사업의 경우 시장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한에서 국가의 개입도 가능하다”고 말해 논란이 제기됐다. 이후 미래부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지원과 불공정 거래 개선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업계는 정부가 시장혁신을 가로막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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