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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게 없어서...음식·숙박 창업 75%가 '어쩌다 사장'

부실창업 떠밀린 청춘

30대 창업자금 2억으로 전체 연령대중 가장 적어

비자발적 창업비율은 50·60대 등 나이 많을수록↑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스 열린 한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창업 관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서울경제 D




많은 직장인들이 ‘사장님’의 꿈을 품고 산다. 널찍한 개인 사무실에서 직장 상사 눈치도 안 보며 멋지게 일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한국 창업기업의 현실은 ‘사장님’이 원해서 되는 목표라기보다는 주변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될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발간한 ‘2016년 창업기업 실태조사’에는 이런 서글픈 사장님들의 실상이 담겼다.

10일 창업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8~2014년 창업한 6,020개 기업을 표본으로 한 조사에서 창업 동기를 묻는 말에 ‘창업 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68.2%에 달했다. 이 비율은 특히 기술이나 많은 자본이 필요없는 업종에서 더 높았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손쉽게 뛰어드는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4곳 중 3곳(74.9%)은 다른 방법이 없이 사장님이 됐다고 응답했다. 이런 ‘어쩌다 보니 사장’ 비중은 형태별로는 개인사업자(69.1%)가 법인사업자(57.9%)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78.2%), 50대(72.5%) 등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사회가 충분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해 비자발적인 창업이 늘면서 창업 업종은 자영업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로 몰렸다. ‘도매 및 소매업’이 27.1%로 가장 많았고 ‘숙박 및 음식점업(25.2%)’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은 8.9%,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은 7.8%였다.

자영업자들은 창업을 하며 충분한 준비도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창업기업들의 평균 준비 기간은 10.5개월이지만 자영업자들이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은 준비기간이 8.2개월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창업자 중에서 창업 교육을 경험한 경우는 17.6%로 10명 중 8명은 특별한 교육 없이 창업 시장에 진출했다.





창업 교육의 경우 전문 기술 업종은 교육받는 비율이 낮은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은 29.6%가 교육을 받아 가장 높았다. 정부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같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창업 교육이 진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창업 시까지의 소요자금 규모는 평균 3억319만원으로 조사됐다. 창업 시까지 자금 조달 방법은 자기 자금이 92.0%로 가장 높았고 ‘은행·비은행 대출(31.0%)’ ‘개인 간 차용(20.1%)’ 순이었다.

특히 30대의 창업 소요자금은 2억651만원으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체 평균보다 1억원이나 적었고 20대(2억8,516만원)보다도 낮았다. 40대 이상보다 경제활동 기간이 짧고 20대의 경우 창업이 주로 기술창업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창업기업의 95.1%가 손익분기점을 초과했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까지 평균 8.3개월 정도가 걸렸다.

창업기업 중에는 기발한 사업 아이템과 도전정신을 앞세운 곳도 많지만 최근 경기침체와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어쩔 수 없이 창업하는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들의 생존율을 끌어 올려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창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창업 초기 기업과 성실 실패자의 재도전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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