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지율이 2012년 12월 취임 후 최악인 30%대로 추락하자 여당인 자민당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특히 수도인 도쿄뿐 아니라 핵심 지지 기반인 지방에서도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론이 끊이질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지난 10일을 전후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 지지율은 31.9~36%로 조사됐다.
일본 여권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계속 추락하는 것과 일부 조사에서 한 달 새 최대 13% 포인트나 하락한 점을 중시하고 있다.
아베 총리 친구가 이사장이던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총리 측이 특혜를 줬다는 사학 스캔들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아베 총리가 발버둥을 쳤지만 지지율 추락을 막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뒤 ”준엄한 질타“,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인 데 이어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외교 행보로 지지율 만회를 겨냥했다.
그럼에도 이 기간 그의 지지율은 오히려 취임 후 최저로 급락했고, 당내의 동요는 그만큼 커지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 공기도 변했다“며 ”아베 총리의 장악력이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 각국을 순방하던 아베 총리는 국내의 싸늘한 민심에 당초 일정을 하루 앞당겨 11일 귀국 길에 올랐다.
그는 다음 달 3일 개각을 단행하고 경제 최우선 정책 등을 통해 민심을 다잡는다는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당내에서도 싸늘하기만 하다.
공명당의 한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국민으로부터 의심을 받는 총리로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자민당 내에서도 ‘차기 중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싸울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도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차기 중의원 선거를 겨냥해 자신이 이끄는 도민퍼스트(우선)회를 기반으로 전국정당을 만드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케 지사는 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미 측근들은 연내 창당 가능성을 흘리는 등 여론 흐름을 정밀하게 체크하고 있다.
전국정당 창당 필요한 현역의원 5명 가운데 4명이 이미 고이케 지사쪽에 섰다.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진당, 유신회, 차세데당 등 각당을 망라해 있다. 고이케 지사의 전국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여야 모두 소속의원의 ‘도미노 탈당’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아사히신문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2%가 ”자민당에 대항할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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