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허정 감독, 염정아, 박혁권이 참석했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2013년 560만 관객을 모은 ‘숨바꼭질’ 허정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날 허정 감독은 “염정아는 차가움과 모성애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을만한 배우였다. 박혁권은 자상해 보이면서도 냉정한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두 분이 만나면 흥미로운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고 염정아와 박혁권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아역배우 신린아의 캐스팅 비화로는 “섬뜩함을 줄 수 있으면서도 안 되어 보일 수도 있는 배우를 원해서 캐스팅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의 중심이 되는 공포 코드 ‘소리’를 잘 표현해내기 위한 부분으로 “일상의 소리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관객 입장에서 친숙한 소리이지만 다른 존재로 느껴지게 하려 했다. 후반 부분에서는 배우들이 후시 녹음도 해야 했다. 어떤 감정으로 담으려 할지 고민했다. 친밀한 부분과 무서운 부분을 함께 담으로 했다”고 전했다.
허정 감독은 ‘숲’을 특별히 영화 속 배경으로 삼은 이유로 “숲에 있는 사람이 홀려서 들어가는 이미지를 생각했다. 그런 공간을 많이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전작 ‘숨바꼭질’의 아성에 이번 작품 흥행이 부담되지 않는지 묻자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잘 담기길 원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극중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는 희연으로 분한 염정아는 박혁권과의 만남에 대해 “실제로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생각보다 훨씬 장난꾸러기였다. 많이 웃기는 건 아닌데 계속 웃기려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아무래도 미혼이시다보니 저에게 엄마의 감정을 많이 물어보셨다”고 촬영 현장 속 감독의 모습을 언급한 염정아는 “안성에서 촬영을 하던 중, 스태프 두 분이 한 방에 계시다가 숙소에서 똑같이 여자 아이를 봤다더라. 그 여자애가 희한하게 ‘하나, 하나, 하나’라고만 말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결국 방을 옮겼다고 했다”는 스태프의 실화를 전해 현장에 공포감을 안기기도 했다.
염정아는 함께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 신린아에 대해 “감독의 지시를 연기로 다 표현하더라. 그래서 많이 감탄했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장화, 홍련’ 이후 14년 만에 미스터리 스릴러로 돌아온 염정아는 “‘범죄의 재구성’에서의 역할은 내가 연기한 배역 중 가장 섹시한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이에 따라 내가 맡는 역할들도 변화하는 것 같다. 앞으로의 역할들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자신의 변화하는 역할들을 짚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남편 민호 역의 박혁권은 염정아와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으로 “이게 꿈인가 싶었다. 미스코리아의 남편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미혼인데 미스코리아와 결혼할 확률이 없지 않느냐”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가장 보편적이고 평범한 것이 무엇인지를 오히려 많이 고민했다. 주변 인물들이 많이 셌기 때문이다”라고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신경 쓴 부분을 밝혔다. 스스로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과하거나 모자르면 안 됐다. 적정선이 영화에 잘 나타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작보고회 중간에 극적으로 합류한 신린아는 영화 속에서 숲속을 헤매는 낯선 소녀 역을 연기했다. 신린아는 “염정아 이모, 박혁권 삼촌이랑 감독님이 엄청 잘 챙겨주셨다”며 “못 고를 정도”라며 훈훈한 현장 케미를 과시했다.
한편 ’장산범‘은 8월 17일 개봉 예정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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