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자체를 꾸준히 살피고 있지 못할 때에는 삶의 때가 덕지덕지 쌓여 삶 자체가 꾀죄죄해진다. 하루를 제대로 살아내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맑고 고요하게 삶 자체를 바라보는 일이다.” 세계적인 고전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삶을 바라보는 일은 이처럼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월든’의 시작도 바로 일기에서 비롯됐다.
‘숲속의 은자’, ‘초월주의자’, ‘자연주의자’ 등 숱한 수식어가 붙은 소로가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그가 써내려간 두 권의 일기가 독자들과 만난다. 소로가 남긴 39권의 노트 가운데 20세부터 34세까지 젊은 날의 소로의 이야기를 가려 뽑은 ‘소로의 일기’에는 소로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통찰, 사회에 대한 철학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은 이뿐만 아니라 소로의 일기를 1906년에 14권의 책으로 발간한 미국의 조류학자 브레드포드 토레이의 편집자 서문과 소로의 평생의 동반자였던 시인 에머슨의 ‘소로 소전’을 국내 최초로 소개했다. 1만5,800원
‘소로의 야생화 일기’는 10년간 매일 같이 써내려간 소로의 야생화에 대한 사랑의 기록이다. 그는 “감각이 쉬지 못할 만큼, 야생화에 대한 관찰에 몰두하느라 나 자신이 없어지는 기분이다”라고 할 정도로 월든 주변에서 피고 지는 야생화를 찾아 관찰하고 기록하는 데 온 에너지를 쏟았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야생화는 단 한 순간의 햇빛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날씨에 감사하는 것은 인간보다 꽃이다”라며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전력을 다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피워내는 야생화의 삶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생화도 소로가 얼마나 자신들을 사랑했는지 알았을까?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에 따르면 1862년 소로가 세상을 뜨고 그가 안치된 콩코드 교회의 관은 야생화로 뒤덮였으며, 그의 묘지에는 때 이른 제비꽃이 피었다고 한다. 1만8,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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