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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골든' 빌보드도 삼켰다…K팝 여가수 최초 핫 100 정상

■ 美·英 싱글차트 동시 석권

K팝으론 BTS 이어 9번째 1위에

싸이 이후 13년만 英차트 정상도

다양한 장르·요소 '섞임'이 비결

SM 연습생 출신 작곡가 "눈물만"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이 세계 양대 팝 시장인 미국과 영국의 싱글 차트를 석권했다.

그래픽=구선아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 자본으로 캐나다에서 제작됐고 애니메이션 속 가상의 K팝 아이돌 곡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불렀다는 점에서 기존 K팝의 제작과 소비 공식을 깬 사례다. K팝을 비롯해 K컬처의 DNA가 글로벌 시장에 이식되면서 K팝이 ‘G팝(Global Pop)’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빌보드는 11일(현지 시간)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예고 기사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가상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OST ‘골든’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골든’은 지난달 초 발매 직후 81위로 ‘핫 100’에 처음 진입한 후 23위, 6위, 4위, 2위, 2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다 7주 차에 1위 고지를 밟았다.

빌보드는 “‘골든’은 ‘핫 100’ 차트를 정복한 K팝과 관련된 아홉 번째 노래로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부른 첫 1위 곡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이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K팝 가수는 방탄소년단(BTS)이 유일하다. BTS는 그룹 활동으로 ‘핫 100’에서 여섯 차례 1위를 차지했고 멤버 지민과 정국이 각각 솔로곡으로 정상에 올랐다.

‘핫 100’은 미국 스트리밍 데이터, 라디오 방송 점수, 판매량 데이터를 종합해 순위를 산출한다. ‘골든’은 이번 차트 집계 기간에 전주 대비 9% 증가한 317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라디오 방송 점수는 71% 늘어난 840만, 판매량은 35% 증가한 7000으로 각각 집계됐다. 통상 K팝 히트곡은 강력한 팬덤의 응집력에 따른 실물 음반 판매량이나 다운로드에 기반하지만 ‘골든’은 대중적인 인기 지표로 볼 수 있는 스트리밍에서 성과를 낸 것이 특징이다. 대중음악 평론가 미묘는 “K팝은 그동안 관심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결집하는 콘텐츠였다”며 “그러나 ‘골든’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K팝을 잘 모르던 이들까지 공감할 만한 콘텐츠가 되면서 폭발력을 발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골든’은 앞서 이달 1일 빌보드와 함께 세계 양대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1위를 기록하며 두 차트를 모두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K팝이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이후 13년 만이다.

‘골든’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와 가수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불렀다. 이들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빌보드는 “헌트릭스의 실제 가수인 이재와 레이 아미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고 오드리 누나는 뉴저지 출신”이라고 전했다. 원로 배우 신영균의 손녀이기도 한 이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눈물만 나온다”며 “보내주신 사랑에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골든’ 외에도 ‘소다 팝’을 비롯해 ‘하우 잇츠 던’ ‘프리’ ‘왓 잇 사운즈 라이크’ ‘테이크다운’ 등 8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에 진입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골든’의 시원한 고음이 화제를 모으며 국내 유명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챌린지 영상도 줄을 잇고 있다.

이 같은 ‘골든’의 인기 비결에 대해 K팝과 정통 팝을 비롯해 영상·오디오 등 다양한 장르와 요소들이 완벽하게 섞이고 결합해 조화를 이루는 ‘믹스 앤 하모니’의 결정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가수나 투입 자본의 국적을 따지며 ‘골든’이 ‘과연 K팝일까’라는 논쟁 역시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골든’은 K팝이라는 틀에서 현재 K팝의 문법과 스타일로 만들어진 음악이므로 K팝이라는 타이틀에 조금도 문제가 없다”며 “무엇보다 K팝이 이제 팬덤을 넘어 충분한 친화력을 보유하게 됐고 K팝이 이른바 ‘장사’가 된다는 명백한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섞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애니메이션 속 버추얼 그룹이 K팝을 부르고 퇴마라는 공포와 재미가 섞이며 보다 대중적·상업적인 파괴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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