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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15년차 배우’ 김강우, 아직 인생작은 나타나지 않았다

‘작품복’이 없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혔던 김강우가 간만에 ‘인생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만한 작품을 만났다. 바로 국내 첫 SF드라마라고 꼽히는 tvN 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이다.

대본과 연출, 배우라는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써클’이었다. 이 같은 ‘써클’에서 김강우의 연기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늘 그랬듯 최선을 다해 연기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백분 발휘한 김강우는 잘 만들어진 작품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던 것이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강우가 출연한 ‘써클’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다. 첫 SF장르극이라는 이유 하나로도 특별했던 ‘써클’은 ‘파트1:베타 프로젝트’(이하 ‘파트1’)과 ‘파트2: 멋진 신세계’(이하 ‘파트2’), 각각 두 드라마로 나뉘었지만,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특이한 구조를 보여주었고, 또 이 같은 방식이 성공을 한 것이다. ‘파트1’은 2017년 현재를, 파트2는 2037년의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다뤘다. 김강우는 파트1의 주인공 김우진(여진구 분)의 쌍둥이 형 김범균이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기억과 과거를 잃고 3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온 2037년 일반지구 강남서 베테랑 형사 김준혁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안방극장을 연기로서 설득시켜 나간 김강우는 ‘써클’을 통해 ‘인생작’을 만났다는 극찬을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아직 살아갈 인생이 많이 남았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칭찬에 겸손하면서도 덤덤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Q. ‘써클’은 PD, 작가, 배우 등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SF장르 또한 안방극장에서 낯선 영역이었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 작품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함이 있었을 것 같다.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민진기 PD의 경우 드라마가 아닌 예능을 주로 했던 PD였으며, 작가도 기성작가가 아닌 신인작가에, 그것도 4명이 한 팀을 이뤄서 대본을 집필했다. 심지어 장르 또한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SF장르였다. 도대체 영상으로 이를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을 할까 싶었다. CG로 만드려면 시간대비 효과가 나와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Q. 그럼에도 ‘써클’의 출연을 결정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 있었을까.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순수하게 ‘대본’이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열심히 꼼꼼하게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절대 쉽게 쓴 대본이 아니었다. 이후 민진기 PD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말 속에 확신이 있었다. 대본을 영상으로 구현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민진기 PD를 보면서 ‘이 사람이면 믿을만하다’ 싶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써클’의 주제를 명확하게 알게 되면서 출연을 결심했다.”

Q. ‘써클’을 통해 민진기 PD와 호흡을 맞췄다. 민진기 PD와 작업은 어땠는가.

“‘써클’에서 제일 힘들었던 사람은 연출이지 않았을까 싶다. 다 심어놓은 밑밥을 잘 배치를 해야 하고, 편집도 잘 해야 하지 않았겠느냐. 심지어 민진기 PD는 드라마 두 편을 연출한 것과 같았다. 민진기 PD는 정말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뚝심있게 하기 힘든데 시원시원하게 갔다. 촬영도 빠르게 끝냈고, 한 테이크가 끝이었다. 밤샘도 없었다. ‘써클’을 보면서 이렇게 ‘편집을 잘 했네’라고 생각했던 장면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Q. 2037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파트2 멋진 신세계’는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유독 CG가 많이 사용됐었다. 그런데 결과물과 달리 연기할 때에는 CG가 입혀지지 않은 상태이지 않느냐. 배우들이 연기함에 있어서 어려웠던 점들이 있었을 것 같다.

“항상 현장에서 배우들과 이야기 했던 것은 더 믿고 뻔뻔하게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표현도 시원시원 크게, 의심할 여지가 없도록 해야 했다. 이를테면 그런 것이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폰이 처음 나올 당시 ‘저게 뭐야’ 했는데 어느덧 자연스러워지지 않았느냐. ‘써클’에서 표현되는 미래 도시의 풍경도 이 연장선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Q. ‘써클’은 20대 배우들이 유독 많이 출연한 작품이었다.

“20대가 많은 드라마가 처음인데, 이 친구들을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특히 (여)진구의 경우 연기도 잘 할뿐 아니라, 표현을 하는데 있어 주저함 없이 과감하고 좋아서 놀랄 때가 많았다. 진구와 연기를 하면서 다시 한 번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일대일로 만났을 때 부족한 것이 없었고, 그 만큼 그는 연기를 잘 하는 프로였다.”

Q. 다른 배우들 중에서도 이기광과 ‘브로맨스’라고 불릴 정도로, 호흡을 많이 맞췄었다. 이기광과의 호흡은 어떠했는가.

“기광이의 경우 호수라는 캐릭터가 쉽지 않았던 만큼 이를 연기함에 있어 부담이 많았을 것이다. 저는 솔직히 (연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적어도 저와 할 때만이라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었다. 실제로 촬영장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서로 편하게 재미있게 연기를 해 보자고. 저는 기광이의 연기가 좋았다. 기광이는 감정 자체가 솔직하다. 기술이 조금 부족할 수는 있어도, 연기함에 있어 꾸미지 않고 진심으로 다가간다. 같이 연기하는 제가 느끼기에도 그런데, 시청자들도 그렇게 느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써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어떤 장면을 꼽고 싶은가?

“저는 박동건(한상진 분)의 정체가 밝혀지고 총을 겨누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밤중에 박동건이 내가 휴먼비의 회장이었다고 밝히는 장면의 시퀀스가 좋더라. 휴먼비 회장인 박동건을 향해 ‘내 동생 어디있냐’고 소리 지르는 김준혁의 모습, 목적이 분명하지 않느냐.”



Q. 극중 준혁이는 기억을 가지고 있는 복제된 우진이를 보면서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자신의 동생으로 받아주었다. 만약 김강우라면, 복제된 우진을 그렇게 찾았던 동생으로 받아드릴 수 있었을까.

“어렵다. 솔직히 겪어보지 않은 일이어서 잘 모르겠다. 다만 극 중 준혁이 ‘기억이 없는 제가 범균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기억세포에 대한 연구결과가 실제로 발표됐다고 하던데, 언젠가 우리는 그런 세계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지 않느냐. SF명작이라고 불리는 작품을 살펴보면 대부분 철학적인 내용이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문학이 바탕이 돼,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끝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작가들이 뛰어나다고 생각한 것이 이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작품에 녹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Q. 만약 ‘써클’이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출연 의사가 있는가?

“‘써클’의 시즌2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분위기도 좋았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고, 제작진에 대한 믿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다만 ‘써클’을 했던 배우들 모두 다 참여의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도 그렇다. 이번 촬영을 통해 캐릭터도 분석이 됐고, 가서 찍기만 하면 되는데 연기를 함에 있어서 편하지 않을까 싶다. (웃음)”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Q. 어느덧 15년차 배우가 됐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5년이나 더 연기를 했다. 꾸준히 연기를 해 왔는데, 이 같이 연기를 계속 이어오게 해준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냉정하게 생각을 하면 이 일을 15년 했다. ‘연기의 원동력’을 떠나서, 지금 제일 잘 하는 것이 이 일이다. 슬픈 게 아니라 이곳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으면서 잘 하는 일을 한다는 것, 이건 복 받은 일이다. 우리 아버지가 저에게 해주듯이 자식들에게 해주려면 연기를 계속 해야 한다. 어렸을 때는 조금 더 거창한 포부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니 도리어 부담만 느끼면서 피곤해 지더라. 지금의 저에게 맞는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재밌고 할 만 하기에 또 한 번 힘을 내는 것이다.”

Q. 15년간 배우로 살아왔다. 이 같은 연기라는 길을 자녀들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가.

“절대 추천하고 싶다. 지금 경력이 쌓이면서 이 일이 즐거워진 것이지, 여기에 오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즐겁다고 말할 수 없다. 쉽지 않은 일이고, 멘탈도 튼튼해야 한다. 이 같은 어려움들을 이겨낼 자신이 없다면, 이 길을 걷는 것에 대해 추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본인이 하겠다는 걸 말릴 생각은 없다.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법이다.”

Q. 멜로, 액션, 로맨틱코미디를 거쳐 SF까지, 어느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 왔다. 작품선택의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인가.

“장르여부를 따져서 작품을 선택하는 편은 아니다. 새로운 장르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저 안 해봤으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을 뿐, 작품은 선택하는 확고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확 끌리는 작품이 오면 행복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라도 장점을 찾아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예전에는 연기를 함에 있어서 작품의 단점을 많이 봤다면, 이제는 장점을 많이 보려고 하고 있다.”

Q. 너무 다양한 작품을 소화하다 보니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지 변신’에 강박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에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한다고 다음에는 코미디가 나올 리는 없지 않느냐. 그냥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역할을 하기 위해 기다려보기도 하고, 같은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다른 장르에 도전하기도 했었다. 장르나 캐릭터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이 떨어지지 않게 지속적으로 연기를 하는 것이다.”

Q.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영화 ‘사라진 밤(가제)’ 촬영을 잘 하고, 마무리를 하고 나면 8월 말 쯤 될 것 같다. 여름이 지나고 작품이 있으면 또 다시 작품에 들어가든가, 아니면 한량으로 지내든가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작품 하나를 더 하고 싶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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