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즐거워야 성적도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재미있게 치고 싶습니다.”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US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한 최혜진(18·학산여고)이 18일 귀국했다. 국가대표 유니폼 복장으로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최혜진은 “비행기에서 처음에는 자느라 정신없었는데 16번홀이 자꾸 생각났다. 다시 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마지막 날 15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린 최혜진은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더블 보기를 적고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7번과 8번 아이언을 놓고 고민하다가 7번 아이언을 들었는데 너무 가볍게 친 탓에 실수가 나왔다고 했다.
최혜진은 그래도 아마추어 신분으로 두 번째 US 여자오픈 출전 만에 단독 2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만들었다. 그는 “칭찬과 응원을 넘치게 받았다”며 “앞으로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재미있게 골프를 치고 싶다. 그래야 골프를 더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잘하면 톱10 안에 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최혜진은 50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 기록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2라운드 뒤 알게 되면서 우승 욕심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마지막 날에는 욕심을 내려놓고 즐기면서 치려 했는데 다 내려놓지는 못했던 것 같다”는 설명. 아마추어 신분이라 준우승하고도 상금(54만달러·약 6억900만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대회 끝나고 액수를 확인해보니 엄청나더라. 그때 살짝 마음이 흔들리기는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9월 프로 전향을 앞둔 최혜진은 이달 말 시작되는 대표팀 합숙훈련에서 쇼트게임과 트러블샷을 집중 연마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와 미국 투어를 거쳐 박세리·박인비 선배님처럼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게 최종 목표”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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