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열풍을 안고 전기차 관련 중소업체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기업들이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세에 우후죽순처럼 상장에 나서는 것처럼 내년 IPO 시장의 테마는 전기차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검사장비 업체 이노메트리 역시 최근 유진투자증권과 상장 주관계약을 마치고 내년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분주하다. 김준보(사진) 이노메트리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장 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며 “기술력은 중국 업체들보다 높아 영업력에 집중하고 생산과 설계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노메트리는 X레이를 이용한 전기차 배터리 검사장비 업체로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은 전 세계 시장의 약 40%를 넘어섰지만 배터리 안전 검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싸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 당국도 전기차 배터리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품질 관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최근 이노메트리에 전기차 배터리 검사장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지난해 1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이노메트리는 올 1·4분기에만 57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1·4분기 매출 중 90%가량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중국 1위 배터리검사장비 업체인 정업테크놀로지는 현재 기술력은 낮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몇 년 뒤 정업이 가장 큰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업테크는 중국 선전 시장에서 상장된 기업으로 24일 기준 시가총액만 약 68억위안(1조1,200억원) 규모다. 김 대표는 “정업테크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은 2분당 130개의 배터리를 검사하는 데 비해 이노메트리는 같은 시간 250개 검사로 기술력은 더 높다”며 “중국 업체가 따라오기 전 상장을 통해 기술 격차를 더 벌려 시장을 장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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