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등 공영방송의 몰락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은 언론이 문제를 부풀렸기 때문에 위기 상황이 왔다고 판단해 그 배후에서 본격적인 언론 접수 공작을 시작한다.
MB 정부의 첫 점령지는 KBS로, 당시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고 낙하산 인사를 배치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방송국 내부의 기자와 PD들이 격렬하게 저항하였지만 MB 정권이 경찰을 투입하는 등 초유의 강수를 두어 권력에 의해 점차 무너져갔다. KBS가 무너져 가는 동안 MBC에서는 MB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한다. 이 방송으로 인해 여론이 등을 돌리자 MB 정부는 MBC 사장으로 김재철을 보내 권력에 대한 비판 보도를 막고 방송을 검열하도록 했다. KBS와 MBC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닌 권력의 홍보 기지로 전락해갔다.
연출을 맡은 최승호 감독은 “방송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에게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귀찮아하는 권력이 언론을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는 ‘앵무새’로 만들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보수정치 세력이 저지른 일이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렇게 망가진 언론 지형을 그대로 물려받아 향유하며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갔다.
공영방송은 국가와 사회의 잘못된 점을 알리고 고치는데 앞장서는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을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한 방에 무너뜨린 권력은 언론을 탄압하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내보냈다. 국가 권력을 총동원해 공영방송을 완전히 망가뜨린 최고의 주범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그와 함께 하수인이 되기를 자처한 MB 정부의 최초의 낙하산 사장 김재철 전 MBC 사장, 언론인 77명의 징계, 8명의 해고를 진두 지휘한 안광한 전 MBC 사장, 공영방송 탄압의 상징적인 인물인 고대영 KBS 사장, MBC를 파괴한 핵심 인물 김장겸 MBC 사장 등이 대표적인 공범자들이다. 이들은 수십 년을 방송인으로 살면서 무엇이 방송을 좋게 하고 무엇이 나쁘게 하는지 알고 있음에도 오로지 자신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권력의 길을 따라갔다.
영화 <공범자들>은 <자백> 최승호 감독의 신작으로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우리를 속여왔는지 그 실체를 생생하게 다룬다. 제21회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공개된 후 많은 언론과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모았다.
영화 <공범자들>은 액션 저널리즘이라고 명명되는 최승호 감독 특유의 역동적인 취재 방식을 통해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속도감 있는 촬영과 사건의 요지를 전하는 긴박감 넘치는 편집을 통해 그 어떤 상업영화 못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망가져가는 공영방송 안에서 얼마나 치열하고 무자비한 전쟁이 벌어졌는지 당사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생생하게 전하며 극적 감정까지 이끌어낸다. 또한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언론 회복 프로젝트의 소임을 다한다.
연출을 맡은 최승호 감독은 “<자백>에 비해 더 대중적인 요소가 많이 있을 것”이라며 <공범자들>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한편,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상당히 재밌는 영화”라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을 바꿀 액션 블록버스터 저널리즘 <공범자들>은 8월 17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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