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 여름 극장가 대전에 뛰어드는 최근 개봉작들이 대체적으로 묵직한 톤을 띠고 있다. 이 가운데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이 독보적인 색채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러 나섰다. 장르부터 디테일까지 속이 뻥! 뚫리는 영화다.
2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이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수사 액션.
이 영화는 두 가지의 키워드로 간단하게 꾸려진 것이 특징이다. ‘박서준X강하늘의 케미’, 그리고 ‘사이다 액션’이다. 할리우드 버디무비의 공식을 따른 ‘청년경찰’은 시종일관 유쾌함과 통쾌함을 유지한다. 영화 속 두 주인공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은 경찰대생으로 만나 얽히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최후에는 우정을 다지게 된다.
영화의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박서준과 강하늘의 케미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의욕 충만 경찰대생 기준 역의 박서준과 이론백단 경찰대생 희열로 분한 강하늘의 합이 굉장히 좋다. 믿을 것이라곤 혈기왕성한 청춘뿐인 기준과 희열은 전공지식을 토대로 뜨거운 에너지와 거침없는 패기를 불사르는데, 같이 ‘정의’를 쫓으면서도 서로 반대인 성향이 코믹한 분위기로 발전한다.
행동파 기준은 겉보기엔 단단해보여도 속으론 허술하다. 두뇌파 희열은 겉보기엔 물러보여도 속으론 영리함으로 똘똘 뭉쳤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인물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두 배 이상으로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가 된다. 박서준과 강하늘 역시 입을 모아 “실제 촬영에서 곧바로 친해져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밝힌 만큼 익살스런 욕, 액션, 빈틈없이 쫀쫀한 대사 처리 등 한껏 능청스럽고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준다.
케미에서는 곧바로 적응했겠지만, 끊임없이 전력질주하고 맨몸액션을 소화하면서는 보는 이들에게도 ‘고생’이 그대로 전해진다. 청년들의 불타오르는 호기를 수사 과정으로 전하면서 좁은 골목에서의 질주부터 무도로 펼치는 액션까지 ‘피, 땀’이 흥건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김주환 감독은 단순 오락영화로 그치지 않기 위해 사회적 메시지를 심었다. 청소년 가출 문제, 성매매, 암암리에 거래가 이뤄지는 장기적출의 레드마켓 등이다. 수사의 경중을 그릇된 방법으로 저울질하거나 경직된 절차에 얽매이는 등 폐단에 찌든 공기관에 ‘쌈 마이웨이’ 고동만(박서준) 같은 기준이 나타나 속 시원하게 일침을 날린다.
다만, 특정 장르가 가지는 전개와 문법을 따르는 측면으로 큰 틀에서의 신선함은 부족할 수 있다. 같은 장르로 성공한 작품은 이미 ‘투캅스’ ‘21점프 스트리트’ 등이 있다. 관객들에게는 그만큼의 쾌감과 비견해야 할 숙제가 있다.
그래도 박서준, 강하늘의 찰떡같은 케미와 상황극이 이를 잘 메운다. 감독이 배우들을 상황에 맡겼다는 말처럼, ‘청년경찰’은 두 배우의 즉흥적인 표정과 디테일까지 더해져 비로소 매력이 철철 넘치는 동시에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극으로 완성됐다. ‘쌈 마이웨이’의 고동만과 ‘스물’의 경재는 그렇게 훌륭하게 변주했다. 8월 9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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