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한방’은 죽은 줄 알았던 과거의 톱 스타가 살아 돌아오면서 펼쳐지는 예능드라마로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먹고 사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 시대 20대들의 청춘 소란극.
동현배는 극 중 23+세의 ‘MC 드릴’ 역을 맡아 지훈(김민재 분)의 옥탑방 동거남이자 지훈과 죽마고우인 우승(이세영 분)에게 질투를 느끼는 귀여운 질투쟁이를 선보였다. 지훈과는 더 없는 ‘브로’로 익살스런 제스처를 주고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옥탑방 4인방’의 멤버로서 김민재, 이세영, 윤시윤과 함께한 동현배는 일상에서도 랩을 쏟아낼 정도로 ‘비글미’를 보였지만, 사실 불운한 사고로 인해 무대 공포증에 시달린 스타펀치의 시조새 연습생이었다. 그러다 결국 김민재와 함께 ‘제이B’를 결성, 가수로 데뷔하는 데 성공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최근 서울경제스타와 ‘최고의 한방’ 종영 인터뷰로 만난 동현배는 실존하는 MC 드릴을 보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연기에 있어서는 사뭇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진정성 있는 배우의 이면을 지니고 있었다.
-옥탑방 4인방과 함께한 ‘최고의 한방’. 종영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사실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인터뷰를 크게 하게 됐다. 처음 겪는 일들도 많아서 신기하고 기분도 좋다. 다음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 들어가는 순간부터 꿈만 같았다. TV 안에 내가 있는 모습을 길게 보는 것도, 제작보고회 등도 모두 처음이었다. 드라마가 끝난 후 너무나 고맙게도 인터뷰 요청도 많아서 신기하다.”
-초반 화제에 비해 평균 4%의 시청률이 아쉽기도 했다.
“나는 시청률에 연연해 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차태현 감독님이 ‘우리끼리 즐겁게 찍자’고 하셔서 현장에서 너무 즐겁게 일했다. 사실 난 새드 엔딩으로 끝나길 원했다. 현재(윤시윤 분)가 우승이를 좋아했지만 지훈이를 위해 포기하고 본인은 주변을 다 이루게 해놓고 떠나는 것도 상상 했다.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예능드라마답게 해피바이러스를 주고 끝난 것 같다. 요즘 어두운 분위기의 드라마들이 많았는데 저희 드라마가 밝은 기운을 줬던 것 같다.”
-‘1박 2일’ 예능으로 익숙했던 유호진PD와 배우 차태현이 변신한 라준모PD의 합작이다. 두 PD의 연출은 어떻게 다가왔나?
“라준모 피디님은 너무 좋으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차태현 형님을 처음 만났지만, 금방 내 롤모델로 바뀌었다. 평생 롤모델이 될 것 같다. 배우적인 면, 피디로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모습, 스태프들을 챙기는 모습 등 다 좋으시다. 우리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부분도 대단하시고 인간으로서, 형님으로서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다. 저희들 기분까지 맞춰주셨다. 배울 게 많았다. 대선배님이라 어려울 수도 있었는데, 선배님의 밝은 에너지 덕에 마음 편히 연기할 수 있었다. 유호진 감독님은 나도 ‘1박 2일’로 알게 됐지만 드라마에서 봬 신기했다. 정이 많고 너무나 따뜻한 분이었다. 역량이 충분하신데 본인 때문에 배우들이 역량을 못 펴면 어쩌나하고 걱정도 하셨다. 또 같이 드라마든 예능이든 작품을 같이 하고 싶은 분들이다.”
-영화 ‘동창생’ ‘한공주’ ‘비정규직 특수요원’ ‘프리즌’ 등의 조연과 단역, 연극 ‘국화꽃향기’ ‘액션스타 이성용’으로 꾸준히 활동해왔지만, 드라마로는 ‘닥치고 꽃미남밴드’ 이후 5년 만이다.
“드라마는 연극과 완전히 또 다르다. 연극은 다 연습된 상황에서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드라마는 주어진 대본이 있지만, 현장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순발력이 나와야 하더라. 여러 컷을 위해 감독님께 다양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감사한 게, ‘닥치고 꽃미남밴드’에서도 감독님께서 나에겐 애드리브를 다 허용해주셨다. 감독님이 ‘너 올 땐 재미있어’라고 해주셨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시더라. 사실 나는 연기로서는 대본에 충실한 사람이다.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다.”
-‘최고의 한방’으로 지상파 드라마 출연은 처음이다. 피드백에서 체감이 크게 왔겠다
“피드백이 바로바로 왔다. 장면에서의 분석도 많이 해주셨다. 한 회씩 방송할 때마다 평가를 받는 기분이었다. 영화는 스코어에서 평가를 받지만, 드라마는 하루하루 또 다른 나에 대해 평가 받았다. 끝나고 나서 뭔가 시험 점수를 기다리고 있는 수험생의 느낌이랄까.”
-MC 드릴의 활기찬 연기가 아주 자연스러웠다. 스스로 평가하자면?
“모든 배우들이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은 못 하겠지만, 다시 한 번 연기한다면 더 잘할 것 같다.(웃음) 감사하게도 드라마가 나오고 나서 예전 작품의 PD, 작가 분들도 연락을 주셔서 ‘연기 잘했다’고 하시더라. 기분 좋았다. 관계자들, 매니저 형들도 칭찬을 해주셨다.”
-극 중 ‘연습생 브로’ 김민재는 실제로 어떤 친구였나?
“김민재는 내 사랑, 내 꺼, 찜이다.(웃음) 너무 좋은 친구였다. 진국이다. 김민재는 진짜 매력 있는 친구다. 참 부럽다. 머리도 좋은 것 같고 춤도 잘 추고 노래도, 랩도 잘한다. 얼굴, 목소리까지 다 좋은 친구다.”
-‘옥탑방 4인방’ 멤버 윤시윤, 이세영은 어땠나?
“모두 내 꺼다.(웃음) 시윤이는 일단 배울 점이 너무 많다. 주인공을 해서 부담이 많이 갔을 텐데, 내가 형인데도 불구하고 나를 많이 챙겨줬다. 현장에서 내가 혹시나 기 죽을까봐 형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 했다. 어느 날 전화가 와서는 ‘고맙다’고 하더라. ‘내가 주인공이라 내가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데 형 덕분에 내 역할이 반으로 줄었다’고.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컸다. 나는 모든 주변인들에게 다 배우려고 했다. 나 빼고 다 드라마를 오래 했던 친구들이었으니까. 이세영은 연기 머신이었다. 거짓이 아니라서 너무 괜찮은 친구다. 진짜 고민도 많이 하고 진정성 있게 연기하는 친구다. 그래서 너무 멋있다. 참~ 이쁜 배우다. 엄청 털털하기도 했다.”
-배우들의 리얼리티도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 같았다
“세영, 민재, 시윤이는 캐릭터와 딱 맞았다. 시윤이가 시대를 오가는 어려운 캐릭터였는데 똑똑하게 연구하고서 연기했다. 훌륭했다. 모범생 지훈이도 김민재와 너무 잘 어울렸다. 바른 모습만 보여주는 캐릭터였을 텐데 자기 매력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지훈이와 민재의 목소리도 잘 맞았던 것 같다. 우승이와 세영이는 싱크로율이 딱 맞았다. 세영이와 저를 차태현 감독님께서 캐스팅했는데, 차태현 형님도 정말 자신이 잘 뽑은 것 같다고 해주셨다. 너무 뿌듯했다.”
-이번 드라마로 얻은 것이 컸던 것 같다
“아직 피부로 느끼진 못했지만, 감히 이야기하자면 동현배라는 배우가 있었다는 걸 알리지 않았을까. 적은 분들에게나마 인식이 됐을 것 같다.”
-지난 3월 MBC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나왔을 때도 동현배를 많이 알리지 않았나.
“신기했다. 2년 치 카톡이 다 왔으니까 말이다. 2천개 정도가 왔다. 이틀간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올라봤다. 방송 날 떨려서 친한 형네서 방송을 봤다. 그 형이 ‘현배야 잘했어’라며 술을 사줬다. 그 이후에 왕성한 활동에 대해 기대를 안했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당시 회사가 없어서 곧바로는 활동을 하지 못한 것 같다. 이제 많이 찾아뵙겠다.”
-빅뱅의 태양(동영배)이 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도 관심을 모았다
“빅뱅 팬분들 사이에서만 알던 사실인 것 같았다. 사실은 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라스’로 더 많이 알아봐주신다. 지금 같이 일하는 형이 말해주시길, 방송 관계자 분들이 제 이름 정도는 알아봐 주신다고 하더라.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이번 드라마로는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한다는 평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처음에는 가수가 꿈이었다. 하지만 노래도, 랩도 못해서 오디션에서 수차례 떨어졌다. 록밴드 멤버를 뽑는데 발라드 부르고 그러니 될 턱이 있겠나. 고 3때 원래 연극영화과를 지망했다. 그러다 재수하면서 뮤지컬을 보고서 바로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공연에는 연기, 춤, 노래, 관객, 무대 모든 게 다 있지 않나. 너무 멋있었다. 지금까지 행보에 만족한다. 난 지금도 행복하다. 목표를 가지고 그걸 이루고 후회가 안 생기면 좋겠다.”
-앞으로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지금은 나에게 맡겨지는 캐릭터를 다 소화하고 싶다. 진짜 나답게, 다르게도 할 수 있다. 또 노력하겠다.”
-앞으로 어떻게 연기하고 싶은가?
“‘드릴’로 웃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최고의 한방’ 실시간 톡을 보면 ‘아쉬운 드라마’ ‘더 보고 싶은 드라마’ ‘일찍 끝나는 것 같다’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모든 반응을 보여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어떤 역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잘 하겠다. 잘 하도록 노력 할 테니 많이 지켜봐 달라. 여러분 감사합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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