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감정원이 제공하는 상업용 부동산 통계가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감정원은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수익률을 소득 수익률과 자본 수익률을 합산해 구하는데 자본 수익률의 경우 분기 말 자산가액에서 분기 초 자산가액을 뺀 후 이 값을 분기 초 자산가액으로 나눠서 구한다. 여기서 자산가액은 감정평가액을 뜻한다. 반면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는 감정평가액이 아닌 매각가격과 매입가격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한다.
감정원이 실제 매매가격이 아닌 감평가액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은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가 주택처럼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감정원이 매 분기 조사해 발표하는 오피스 관련 통계의 표본은 824개다. 감정원이 이 중 실제 거래가 얼마나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조사하지 않지만 실제 거래되는 물건은 극소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다 보니 감정원은 해당 자산이 거래될 경우를 가정해서 수익률을 계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고 실제 투자자들이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숫자와는 차이가 난다”며 “감정원 통계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뿐 실제 투자 시 고려하는 숫자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감정원이 활용도가 크지 않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통계에 투입하는 자원을 활용해 실제 쓰임새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통계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감정원은 매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조사를 위해 107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쓰고 있다. 한 부동산 컨설팅사 리서치 팀장은 “감정원이 혈세를 너무 낭비하고 있다”며 “감정원에서 조사하는 자료 중에 상가 임대료나 공실률 동향 등은 실제 자영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서 보다 질 좋은 통계를 산출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정원의 한 관계자도 “애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통계 조사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한국 상업용 부동산이 외국계 투자가에 헐값에 매각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시작되다 보니 수익률 위주로 시장 조사를 한 측면이 있어 향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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