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치킨집’ 수난시대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을 올렸다가 정부 압박에 내리는 해프닝을 벌이는가 하면 한 프랜차이즈 오너는 성추문에 휘말렸다. 소비자들이 ‘주문 안 하기, 안 먹기’ 불매운동을 벌이는 바람에 ‘을’에 불과한 애꿎은 치킨집 사장님들이 매출 급감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하루 11곳이 개업하고 8곳은 문 닫는다는 대한민국 평균 치킨집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경제썸 기자들은 치킨집을 직접 찾아갔다. 기자가 ‘아르바이트생’이 돼 가게의 시작과 마감을 지켜보기로 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자신 있게 나선 정순구 기자는 오후3시께부터 출근해 매장 정리부터 시작했다. 큰 규모의 가게도 아닌데 손 가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오후4시 오픈 이후부터는 홀서빙을 도맡았다. 닭 튀김기 앞에 직접 서보기도 했는데 옷 속으로 땀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렸다.
기자는 얼마 안 가 힘들어 주저앉고 말았다. 시작한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가게가 문 닫으려면 아직 8시간이나 남았다. 오후10시, 손님이 많아야 할 시간이 분명한데 한 테이블밖에 손님을 받지 못했다. 정 기자는 “우리 때문에 손님이 없는 건가 죄송스러웠다”고 했다.
인민용(59)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부인과 함께 치킨집을 만 7년째 운영 중이다. 그는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월수입은 2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풍족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킨집 한다는 사람이 있다면 “치킨 장사는 절대 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현실이 너무 비참하단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지난달 발표한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현황’에 따르면 ‘치킨집’ 신규개점은 3,988곳으로 1년 전보다 20곳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폐점은 2,852곳으로 같은 기간 400곳 가까이 늘었다. 1년에 8억마리나 먹어치운다는 한국인의 치킨 사랑. 하지만 치킨집 사장님들의 서글픈 현실은 대체 언제 끝날 수 있을까.
영상 바로 확인하기▶[닭휴멘터리]기자가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썰.mov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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