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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용인에 돌아가고파" 꿈이룬 90대 독립운동가

수원보훈복지 아파트서 홀로 거주

용인시 '모셔오기 프로젝트' 돌입

공무원 모금·건설사들 재능기부

오희옥 지사 주거지 건설 11일 첫삽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독립운동을 한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91) 지사가 수원 보훈복지타운에서 만주 독립운동 당시 활약했던 독립운동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고향에 살고 싶은’ 경기도 용인 출신 90대 독립운동가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게 됐다.

종중·시민·기업·공무원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해 고향에 집을 마련한 것이다.

용인시는 오는 11일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527의5번지에서 용인 출신 독립운동가 오희옥(91) 지사가 여생을 보낼 주거지 건립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1층 단독주택으로 건설되는 이 건물은 올해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오 지사는 용인시 원삼면이 모두 고향인 3대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이다.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고 나서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아버지 오광선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만주에서 태어난 오 지사도 열 살 어린 나이에 중국 류저우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 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 광복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오 지사는 현재 수원보훈복지타운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오 지사는 3·1절을 앞두고 찾아간 언론사에 고향에 살 조그만 집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찬민 용인시장이 고향 모셔오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각계의 도움이 잇따른 것이다.

한상영 원삼면장이 해주 오씨 종중을 찾아가 오 지사를 모셔올 방법을 상의했고 이에 종중에서 집을 지을 땅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용인 관내 건축 업체들까지 재능기부를 통해 무상으로 집을 지어주겠다며 선뜻 나섰다.

유원건축사사무소와 세화E&C가 건축과 토목설계를 맡았다. 인창건설(토목시공), 네이코스엔지니어링(조경), 승원엔지니어링(설비), 매일전기(전기설비), 세이프로드(울타리공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용인시 공무원들도 십시일반 2,133만원을 모았고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도 후원금 100만원을 보탰다.

해주 오씨 종중은 무상으로 땅을 기부한 것도 모자라 주택 건설을 위해 밭을 대지로 전환하면서 농지전용부담금(1,300만원)까지 납부했다. 이 가운데 500만원은 원삼면 기관단체협의회가 보탰다.

용인시의 한 관계자는 “오 지사를 고향으로 모셔오기 위해 용인시 전체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꿈을 이뤄드리게 됐다”면서 “한평생 나라를 위해 애쓰신 애국지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꿈을 이루게 된 오 지사는 최근 “진심으로 감사하다.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왔고 고향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남은 꿈이 성사돼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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