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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인]'알쓸신잡' 양정우PD " PD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나영석PD '1박2일' 보며 PD꿈

공학도 길 접고 무작정 도전

'알쓸신잡'은 3년전 기획안 빛봐

시청자부터 출연자·스태프까지

모두가 즐거운 프로그램 만들 것

양정우 알쓸신잡 피디가 지난달 25일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아직 자신은 피디가 되려면 멀었다”며 “무슨 수를 써서든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아직 피디(PD)가 되려면 멀었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이른바 ‘입봉’ 후 두 번째 작품이다. 3년 전 써둔 기획안이 빛을 봤다. 최고시청률 8.9%를 기록하고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tvN의 예능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연출한 양정우(사진) 피디다. 알쓸신잡은 전문지식을 가진 출연자에게 강연이 아니라 수다를 떨게 했다.

유시민 작가를 비롯해 소설가 김영하, 뇌과학자 정재승 KAIST 교수,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사실 얼굴보다는 자신의 책 표지가 더 알려졌을 정도다. 인지도 낮은 평균나이 51.8세의 아재들이 여행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해 수다를 떠는 술자리가 전국의 ‘불금’을 달궜다. 최근 서울 상암동의 CJ E&M 사옥에서 만난 양 피디는 “진짜 교양인들의 대화를 엿본 느낌”으로 연출 소감을 요약했다.

“피디가 된 게 놀라운 일이에요.” 한때 그는 방송을 만드는 대신 건물을 짓는 길을 갈 뻔했다. 지난 2003년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에 입학해 대학원에서 철근콘크리트를 연구하기도 했다. 전공에 관심이 없었고 재미로 방송 관련 활동을 했다. 나영석 피디가 연출했던 예능 ‘1박2일(KBS2)’을 좋아해서 촬영지들을 찾아다니고 산으로 다큐멘터리 촬영팀의 짐을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군 제대 후 피디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평범한 공대생이었던 그에게 언론사 시험의 문턱은 높았다. “저는 글을 잘 쓰는 일과 거리가 멀어요. 기초가 부족해 김영하 선생님의 산문집을 무작정 필사했어요. 입사할 때는 기획안 준비를 많이 했는데 그걸 마침 지금 회사에서 높게 봐준 것 같아요.”

평범한 공대생이 나 피디를 보면서 피디를 꿈꿨고 지금 함께 일한다. 누가 봐도 ‘성공한 덕후(성덕)’다. 그에게 나 피디는 ‘후배들이 부족해도 장점을 살려주고 실수해도 만회해줄 수 있는’ 선배다. 그에게 피디란 무엇인지 묻자 나 피디 이야기가 나온다. “영석이 형에게 연출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은 적이 있어요. 돌아온 대답이 ‘무슨 수를 써서든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해라’였어요. 스태프가 즐겁고, 출연자가 즐겁고, 그래서 시청자를 즐겁게 만들자는 거죠.”

양 피디 자신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알쓸신잡에서는 잡학박사들이 저녁을 먹으며 수다를 떨 때면 같은 공간 옆 식탁에서 수다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모두 제작진이다. 그는 “그림을 신경 쓰는 피디라면 스태프들이 나오는 게 거슬릴 것”이라며 “식당을 촬영하는 특성상 출연진은 음식을 먹는데 스태프들은 밖에서 대기하게 하는 것이 불편해서 그렇게 했다. 그래서인지 스태프들도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사람 좋은 모습에도 일에 있어서는 완벽에 대한 집요함을 보인다. 알쓸신잡을 만들며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팩트 체크 과정을 도입한 게 단적인 사례다. 그래도 틀린 부분이 나온 게 가장 아쉬웠다고 한다. 그는 방송 직전까지 수백 번을 돌려볼 정도로 편집을 오래 만진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그가 말했다. “오디오·자막 등 전문 감독님들이 있지만 결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피디가 하는 거잖아요. 디테일은 하나둘씩 타협하면 티가 나기 마련이에요.”

/정혜진·정수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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