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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펠로와 함께하는 북캉스]소설...타인의 희노애락을 엿보다

'82년생 김지영' '남한산성' 등

우리시대의 삶·사랑과 맞닿은

이야기들 풀어낸 작품들 소개

“소설은 우리가 원하는 것만을 주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하는지조차 몰랐던 것을 줄 수도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소설가 겸 평론가인 로버트 펜 워런이 쓴 ‘우리는 왜 소설을 읽는가’라는 글의 한 구절이다. 소설 속에는 삶이 있고 희로애락이 있다. 우리는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주인공을 이해하고 느끼는 간접 체험을 한다. 한 생애를 살아내는 이 간접체험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지는 역시 알 수가 없다. 여기에 소설의 매력이 있다.

평소 일상의 삶에 치여 소설을 쉽게 펼쳐 들지 못했다면 이번 여름휴가가 기회다. 서경 펠로들이 휴가철에 읽을만한 소설들을 여러 권 추천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이다. 이 작품은 이름만큼이나 평범한 서른네 살 여성 김지영 씨의 삶을 통해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성차별적 요소와 아이 키우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적 시선들을 들춰낸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들 앞에서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김지영 씨는 남편의 권유로 상담치료를 받게 되는데, 소설은 김지영 씨가 치료 과정에서 털어놓은 이야기들을 담당 의사가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으로 전개된다. 특히 지영 씨의 고백은 각종 통계자료와 기사들로 뒷받침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맞닿게 되고, 여성 독자들에게는 공감을, 남성 독자들에게는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을 추천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책을 읽고 아내와 딸, 나아가 한국사회의 진짜 모습을 더 잘 보게 됐다”며 “특히 한국의 모든 남성들이 읽길 바란다”고 권했다.



기자 출신 소설가이자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인 조선희 작가의 장편소설 ‘세 여자’(한겨레출판) 역시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과 한국 공산주의 운동에 투신했지만 역사에서 잊힌 세 여성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의 삶을 다룬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작가의 호기심은 조선공산당의 여성 트로이카로 불리던 세 인물이 대중적인 조명을 전혀 받지 못했던 데서 출발한다. 소설의 배경은 1920~50년대, 식민지 조선과 중국, 소련 등으로 뻗어 나가며 공산주의 혁명과 민족해방에 투신했던 세 여성들과 주변인의 삶은 물론 당시의 역사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 여자의 삶의 드라마가 생생하게 펼쳐져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감동을 준다”며 휴가철 필독서로 꼽았다.





최근 문봉선 화백의 수묵 향을 더해 재탄생한 김훈의 장편소설 ‘남한산성-100쇄 기념 아트 에디션’(학고재)도 펠로의 주목을 받았다. 2008년 첫 출간된 ‘남한산성’은 10년간 100쇄를 찍을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 여기에 문 화백이 직접 남한산성을 보고 그린 28점의 그림을 수록, 읽는 재미에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 책을 추천한 정경택 김앤장 대표 변호사는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다시 펴 본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당시와는 또 다른 의미와 화두를 던져 줄 것”이라며 “특히 100쇄 기념 에디션에 함께 수록된 한국화가 문봉선의 그림은 ‘남한산성’의 감동의 깊이를 더해준다”고 말했다.



소설은 아니지만 두 형제의 감동 실화를 담아 소설 못지않은 감동을 주는 에세이도 추천서에 포함됐다. ‘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걷는나무)는 한 소년이 여섯 살 터울의 다운 증후군 동생을 편견 없이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까지, 12년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우창록 율촌 대표변호사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며 “책을 읽다 보면 내 기준에 맞추어 타인을 재단하고, 그로 인한 갈등과 고통은 애당초 내 기준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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