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를 등에 업은 미국 기업들이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13년 만에 최고의 ‘어닝시즌’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지금까지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전체의 78%에 달하는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전 산업분야에서 기업들의 매출은 5.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평균 9.8%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분기별 매출을 기준으로 올 2·4분기에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S&P500 기업들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어닝서프라이즈’가 가장 많았던 것은 정보기술(IT) 분야로 전체 기업 가운데 93%가 예상 실적을 넘어섰다. 뒤를 이어 헬스케어 분야에서 86%에 달하는 기업이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으며 금융(82%)과 부동산(81%) 기업들도 기대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유가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에너지 분야에서도 56%의 기업들이 예상 실적을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산업 분야에 걸쳐 고르게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배경에는 되살아나기 시작한 세계 경제와 달러 약세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S&P500에 속하는 기업들은 미국 외 지역에서 전체 매출의 44%가량을 내는 대기업들인 만큼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기 호조와 달러화 약세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BB&T은행 자산관리담당인 월터 버키 수석부사장은 “달러 약세는 미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였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세제개편 등 경제정책 등에 영향을 받은 달러의 움직임이 이 같은 상황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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