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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IOC 위원 사퇴…빈자리 커 보이는 평창 어쩌나

와병·이재용 1심이 영향 미친 듯

올림픽 전 방한하는 주요 인사들

유승민 위원 한 명으로 맞이할 판

차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거론

지난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의 이건희 삼성 회장. /연합뉴스




이건희(75) 삼성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퇴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지난 11일 늦은 밤(한국시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182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이 회장의 사퇴로 한국은 단 한 명의 IOC 위원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을 맞게 됐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35) 선수위원이 유일하다. IOC 위원은 ‘스포츠 외교관’으로 통한다. 올림픽 개최국과 종목 등의 결정에 참여하며 자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통로 역할을 한다. 전 세계 95명의 IOC 위원 중 15명은 8년 임기의 선수위원인데 이들은 주로 선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IOC 위원과 임기만 다를 뿐 같은 권한을 가진다고 하지만 세계 주요 거물급 인사들과의 교류 등 보다 중량감 있는 역할은 IOC 위원에게 맡겨지게 마련이다. 올림픽과 스포츠를 매개로 다양한 분야의 현안들을 논의한다.

올림픽은 내년 2월 열리지만 주요 인사들의 방한 일정은 그전부터 줄을 잇는다. 유 선수위원 한 명으로 이들을 맞이해야 하는 한국 스포츠는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 물론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킨 이후 3년 넘게 와병 중이라 IOC 위원직을 유지했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총수로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이 회장이 위원직을 꿰차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얻을 수 있었던 상징성을 생각하면 체육계 안팎의 아쉬움이 작지 않다.

◇레슬링으로 시작한 스포츠와의 인연=고교 시절 레슬링 선수를 지낸 이 회장은 대한레슬링협회장으로 한국 레슬링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기도 했다. IOC 위원에 선출된 것은 애틀랜타 올림픽 기간이던 1996년 7월. 이후 20년 넘게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삼성은 올림픽 공식 후원사 중 최고 지위를 갖는 톱 스폰서이자 회장이 IOC 위원으로 활동하는 기업으로 IOC 내에서 손꼽히는 입지를 다졌다.

이 회장이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1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170일간의 해외출장 일정을 소화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평창의 개최가 결정된 이듬해 남아공 더반 총회까지 직접 참석했다. 또 이 회장 주도로 꾸려진 삼성 스포츠단은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를 후원했다. 수영의 경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석연치 않은 실격 위기에 처했을 때 현장에서 발 빠른 조치를 지시해 불이익을 막은 것이 바로 이 회장이었다.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지만 1999년 이전에 선출된 위원의 정년은 80세다. 이 회장은 정년을 5년 앞두고 위원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그의 가족이 IOC에 사퇴 의사를 전했는데 병환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등 최근의 어수선한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포스트 이건희 후보는 누구=이제 관심은 누가 이 회장의 뒤를 잇느냐다. IOC 위원의 정원은 115명. 개인 자격 70명, 선수위원 15명, 국제경기단체(IF) 대표 1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 15명이다. 한때 이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역시 삼성의 최근 상황을 볼 때 사실상 어려워졌다.

재계 인사들 중 가장 적합한 후보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거론된다. 정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으로 한국 양궁의 끝날 줄 모르는 전성기를 지휘하고 있다. 지난 1985년부터 1997년까지 양궁협회장을 내리 4회 지낸 아버지 정몽구 회장에 이어 2005년부터 10년 넘게 스포츠와 연결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직접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만약 도전에 나선다면 개인 자격으로 입후보해야 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도 후보군에 포함할 만하다. 이 회장은 9월 총회에서 열릴 투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지난 11일 발표된 최종 후보 9명에 들지 못했다. 그는 내년 2월 열릴 평창 총회에서 재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부터 연맹 수장으로 일하며 발을 넓혀온 조 총재도 평창 총회에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NOC, 조 총재는 IF 자격으로 도전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IOC 위원이 늘어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후보 추천 기한은 올해 말로 예정돼있어 정부도 후보 선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 이 회장과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박용성 전 국제유도연맹 회장까지 3명이 동시에 IOC 위원으로 활동한 시절도 있었다. 2002년부터 약 3년간이었다. 현재 중국의 IOC 위원은 3명, 일본은 1명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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