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이 100억엔(약 1,000억원) 규모의 ‘기숙사건설펀드’를 조성한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기숙사건설펀드는 미즈호은행이 종합상사인 마루베니·도쿄다테모노와 함께 조성하는 것으로 오는 2020년 3·4분기까지 모금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출자액 가운데 15%는 미즈호은행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공동 출자하는 방식이다. 펀드가 대학에서 토지를 빌려 건물을 짓고 기숙사 운영은 전문업체에 위탁한다.
다카다 슈 미즈호 부동산금융부 부이사는 “지난 3월 이후 국립 50개 대학과 논의에 착수했으며 이 중 10개 학교와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숙사 이용료는 월 3만~8만엔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은행 기숙사펀드 조성 왜
유학생 증가로 주거공간 부족
운용수익 5%대...예대마진 압도
미즈호은행이 기숙사 건설에 뛰어든 것은 최근 외국인 유학생 유입이 급증하는 반면 이들의 주거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 착안한 투자활동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저출산으로 부족해진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대상 장학금을 확대하는 등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이후 일본 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46%나 급증해 지난해 5월 현재 23만9,287명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30만명의 외국 유학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대학들의 기숙사가 수용할 수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전체의 25% 수준에 그치는 형편이다.
특히 기숙사 건설은 마이너스 금리가 이어지는 일본 금융시장에서 짭짤할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으로 사무용 빌딩이나 주택 건립 등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즈호 측은 기숙사펀드의 운용수익이 최소 연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는 1·4분기 예대금리차 0.87%와 비교해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카다 부이사는 “펀드는 신축뿐 아니라 기존 부동산 매입과 재건축사업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부동산투자신탁(REIT)에 이름을 올리거나 도서관 등 다른 부동산을 개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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