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왼손킬러’ 디트로이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포스트시즌 선발 한 자리를 놓고 벌이는 레이스에서 류현진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후보 중 한 명이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원정에서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3대0으로 이겼지만 0대0 상황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승수는 보태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4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은 3.63에서 3.45로 좋아졌다.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데 만족하지만 투구 수가 많았다는 것은 아쉽다”는 본인의 말처럼 류현진은 5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졌다. 특히 29개나 던진 3회가 아쉬웠다. 류현진은 내야안타-중견수 뜬공-볼넷-중견수 뜬공-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상대는 4번 타자 미겔 카브레라. 류현진은 시속 114㎞의 커브와 139㎞의 커터로 11회 올스타 선정에 빛나는 카브레라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 뒤 150㎞ 높은 직구로 헛스윙 3구 삼진을 뺏어냈다.
전날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가 각각 메이저리그 전체 2위(0.285), 1위(0.849)였던 디트로이트는 선발 라인업 9명을 모두 우타자로 내세웠으나 류현진을 넘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제구가 되살아난 커터(19개)와 느린 커브(18개)의 조합으로 시즌 세 번째 선발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시즌 두 번째로 많은 볼넷(최다는 6개)을 내준 것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다저스는 부상에서 돌아올 클레이턴 커쇼와 최근 영입한 다르빗슈 유,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의 알렉스 우드로 포스트시즌 선발진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추가로 한 자리를 늘릴 수도 있는데 이 자리를 놓고 류현진은 4대1의 경쟁을 치르고 있다. 이날 3년 만에 시즌 100이닝을 넘어서며 부상 악령을 공식적으로 털어버린 류현진은 최근 8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2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5의 안정적인 기록을 내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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