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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그녀’ 종영] 김희선X김선아X백미경, ‘여성 파워’로 만든 품위있는 성과

완벽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첫 회 시청률 2%(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에서 시작한 ‘품위있는 그녀’가 마지막 회에서는 두 자릿수까지 기록했다. 동시에 김선아의 죽음을 통해 상류층의 이면까지 신랄하게 꼬집었다. 화제성과 작품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았다.

‘품위있는 그녀’는 요동치는 욕망의 군상들 가운데 마주한 두 여인의 엇갈린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김희선은 뛰어난 미모를 가진 준재벌가 며느리 우아진 역을, 김선아는 우아진을 동경해 상류 사회로 편입하고자 하는 박복자 역을 맡아 20회 내내 극을 이끌었다.

/사진=JTBC ‘품위있는 그녀’




지난 19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마지막 회에서는 박복자를 죽인 범인이 드디어 밝혀졌다. 이후 우아진을 비롯해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각자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들이 그려졌다.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진범은 안재구(한재영 분)의 아들 안운규(이건희 분)였다. 미국에 어학연수를 떠난 줄 알았으나 한국에 남아있는 상태였다. 박복자를 죽이기 전 우아진의 딸 안지후(이채미 분)에게 전화를 걸어 “악마를 죽이러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인 역할을 맡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안운규는 박복자를 중심으로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집안에 있었다. 엄마 박주미(서정연 분)가 안재구에게 박복자를 죽이기라도 하라는 것까지 많은 것을 보고 들었다.

안재구는 자신의 아들이 박복자를 죽였다는 것을 알고 죄를 뒤집어썼다. 경찰서에 가서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내가 죽였다”며 거짓 진술했다. 자수하는 이유는 마음 편하기 위해서였다. 사람을 죽이면 너무 힘들다며 많은 것을 내려놓은 눈빛을 했다.

아버지 안태동(김용건 분)에게는 덤덤하게 아내와 아들을 부탁했다. 모든 일의 시초였던 안태동과 박복자의 관계에 대해서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태동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안재구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안재구의 아들을 보호하려는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안운규는 박복자를 죽인 뒤 죄책감과 충격으로 괴로워했다. 박복자 사망 5개월 후, 결국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됐다. 남편과 아들을 모두 떠나보게 된 박주미는 우아진의 품에서 오열했다.

이와 반대로 우아진의 삶은 탄탄대로였다. 극 중 유일하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품위를 지킨 결과였다. 박복자를 집안에 들인 것도, 남편 안재석(정상훈 분)과 내연녀 윤성희(이태임 분)을 만나게 한 것도 결국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여겼다.

죽은 박복자를 화장하고 그의 마지막까지 봐준 것도 오로지 우아진 뿐이었다. 박복자가 요구했던 흰색 투피스를 수의 대신 입혔다. 그런가하면 커리어까지 착실하게 쌓아갔다.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며 “제 힘으로 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JTBC ‘품위있는 그녀’




우아진과 강기호(이기우 분)는 짝 관계를 유지했다. 딸을 데리고 함께 나들이를 가기도 했다. 안지후는 “내가 아빠를 사랑한다는 것만 이해해주면 아저씨랑 잘 지낼 수 있다”며 당돌하게 이야기했다. 또 다른 인연의 시작이 암시됐다.

안재석과는 결국 법원에서 모든 재산 문제와 소송 문제를 마무리했다. 안재석은 끝까지 우아진과의 이혼을 못마땅해 했다. 그러기도 잠시, 시장에서 생선을 다듬고 있던 여자에게 한 눈에 반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것을 몸소 인증한 것이다.

윤성희는 불륜의 죗값을 톡톡히 치르게 됐다. 불륜녀로 얼굴이 다 알려져 뉴욕 진출이 무산된 것이었다. 우아진과 거래는 끝났어도 아직 세상이랑 할 거래가 남았다. 이름은 바꿀 수 없으니 얼굴 없는 화가로 살아가라는 조언까지 들었다.

박복자를 죽인 범인의 정체와 함께 시청자들이 궁금해 했던 풍숙정 김치의 비밀도 밝혀졌다. 오풍숙(소희정 분)이 김치에 넣던 비법 재료는 흔하디흔한 조미료였다. 오풍숙은 그동안 번 돈으로 빌딩을 매매했다. 상류층에 편입하려는 욕망을 드러냈다.

박복자의 죽음으로 시작된 ‘품위있는 그녀’는 우아진과 박복자의 첫 만남으로 끝을 맺었다. 간병인 면접 때가 아닌 호텔에서의 만남이었다. 우아진이 내내 보여줬던 진정한 품위와, 그처럼 되고자 했던 박복자의 열망이 순수하게 마주친 순간이었다.

‘품위있는 그녀’ 다운 결말이었다. 범인 찾기에만 시선이 쏠릴 수 있는 구조였음에도 주인공들 각자의 사연을 풀어놓으며 균형을 유지했다. 모든 캐릭터가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상을 대변했고, 이를 통해 막장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상류층이라고 불리는 이들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드러났다. 불륜을 일삼고 사람들 사이 급을 나누는 행태를 적나라하게 비췄다. 풍숙정의 비밀 또한 이를 단편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였다. 그러면서 그들이 만든 공고한 벽이 ‘신분상승’을 막는다는 것까지 꼬집었다.

뒷받침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특히 김희선과 김선아는 당당하게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 김희선은 어디서든 당당한 품위를 말투와 행동을 통해 보여줬다. 김선아는 촌스러운 캐릭터에서부터 대성펄프 부회장까지 이중적인 면모를 흔들림 없이 표현했다.

2%대의 시청률에서 시작한 ‘품위있는 그녀’는 지난 16회에서 9.986%을 기록하며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모든 것이 밝혀진 마지막 회에서는 시청률이 더 껑충 뛰었다. 12.065%로 종편 시청률의 역사를 다시 썼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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