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인은 ‘농무(1963)’를 통해 모더니즘과 서정주의로 양분된 기성 시단에 농민의 언어로 농민의 생활을 생생하게 재현한 ‘이야기시’를 개척했다. 그가 개척한 이야기시는 이후 민중시의 전개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심사위원장인 고은 시인은 신경림 시인에 대해 “신경림의 시 세계는 민중적 차원의 일상을 깊은 통찰의 지혜로 승화시킨다”고 찬사를 보냈고 심사위원인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 역시 “신경림 시인은 인간의 보편적 고독과 고뇌를 탁월한 시적 감수성으로 천착해오며 한국 시의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지난 1961년 등단한 이근배 시인은 시와 시조를 넘나들며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한국적인 운율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고은 시인은 이근배 시인에 대해 “그만큼 민족 정서의 풍류를 터득한 시인은 없으리라”고 극찬을 보냈고 심사위원인 안선재 서강대 교수는 이 시인에 대해 “시조의 수석 시인이며 오늘날 한국 문학에서 시조를 대중적인 시적 형식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 인물”이라 평했다.
한편 신인 작가를 대상으로 한 제21회 심훈문학상 소설 부문에는 ‘우리 아빠’를 쓴 김강 작가와 ‘멀미’를 쓴 최성문 작가가 선정됐고 시 부문에는 ‘엄마의 스카프’ 등을 쓴 이이후 시인이 당선자로 뽑혔다. 심사위원단은 “김강의 단편 ‘우리 아빠’는 국가 권력의 작동, 계급 재생산의 방식을 매끄럽게 결합시킴으로써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했다”고 평했다. 심사위원단은 이어 최성문 작가의 ‘멀미’에 대해 “소설 속 인간 이해의 진중한 시선을 통해 작가의 풍부한 발전 가능성을 찾았다”고 밝혔다. 시 부문 심사위원단은 “오랫동안 내면과 세계의 결핍에 자시만의 방법으로 천착해온 결과 그의 시 속 매력적인 묘사가 나타났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심훈문학대상은 세계문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있는 아시아의 작가들을 수상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심훈문학상은 심훈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문학창작 활동을 지원하며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1997년부터 매년 공모하고 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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