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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데이터·지능 기반 건강관리 나서야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46>디지털 헬스케어 국가전략

의료 정보·협상력 비대칭 해결

수명 연장·의료비 감축도 기여

초고령 시대 대비할 대안으로

한국 국가 전략 잘 다듬어야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산업은 단연 헬스케어 산업이다. 헬스케어는 1조7,00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 산업의 4배가 넘는 7조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산업이다. 더구나 고령화와 개인화, 웰빙으로 더욱 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헬스케어는 산업 측면을 넘어 국가 복지의 핵심이라는 추가적인 의미가 있다. 언론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아이콘인 자율주행차보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훨씬 더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는 것은 자명할 것이다. 이제 한국의 헬스케어 전략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우선 산업으로의 헬스케어는 의료와 건강관리 산업으로 구성된다. 이 산업의 특징은 정보와 협상력의 비대칭 문제로 인한 시장과 제도의 딜레마로 요약된다. 사용해보지 않고 검색만으로도 판단이 가능한 노트북 같은 탐색재와 써봐야 품질을 알 수 있는 배달음식 같은 경험재에 비해 헬스케어는 사용 후에도 품질 파악이 어려운 신용재로 구분된다. 정보의 비대칭이 가장 심한 분야이기에 미국과 같이 시장에 의존하면 고비용 구조가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영국과 같이 국가 제도로 운영하면 비효율의 저품질 의료가 된다. 그런데 한국과 대만은 가격은 국가보험으로 통제하되 운영은 민간 경쟁에 맡기는 독특한 구조로 복지의료에는 성공했으나 정부의 지나친 가격 통제로 산업의료는 부진한 실정이다. 모든 산업 정책 중 가장 어려운 분야가 아마도 정보 비대칭이 극심한 의료 산업일 것이다. 의료 정보와 협상력의 비대칭 문제 해결에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기여할 것이다.

복지로의 헬스케어는 초고령화 위기 극복이 관건이다. 노인 의료비 급증이 국가 전체의 위기라는 것은 일본의 사례를 보면 명확해진다. 한국도 이미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들의 건강수명(몸이 아픈 기간을 뺀 평균수명)과 평균수명의 차이가 10년을 넘고 있어 노년의 마지막 12년은 병상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으로 의료보험 적자는 오는 2020년 6조3,000억원에서 2030년 28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의료보장의 도입은 이러한 적자 규모를 더욱 확대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의료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연금 폭탄과 더불어 미래 한국의 쌍끌이 위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격의료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건강수명 연장과 의료비 감축에 기여하도록 하는 국가 정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산업과 복지의 양대 측면에서 헬스케어의 4차 산업화인 디지털 헬스케어는 절실한 과제다.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헬스케어의 문제인 공간적 접근성의 문제와 인간적 전문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에는 과도한 의료기관이 도서 산간 지역에는 현저히 부족하다. 강원도의 경우 산모의 진찰을 위한 장시간의 이동이 출산의 위험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전국적으로 ‘빅5’로 불리는 서울 5대 대학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은 전문 의료진의 부족으로 인한 현상이기도 하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시작인 원격의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대안으로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연구한 국가이나 아직까지 규제되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원격의료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라면 지능의료는 전문인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다. IBM의 왓슨이 가천길병원을 비롯한 여러 병원에서 암 진단에 조력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사는 ‘딥헬스’라는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사업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인간이 놓치고 있는 사례까지 찾아내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미 영상진단 분야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넘는 실험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데이터 혹은 지능 기반의 건강관리’로 정의하고자 한다. 초고령화 시대에 급증할 의료비에 대한 대안으로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국가 전략을 다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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