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차갑게 식어버린 주택 매매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의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의 힘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부산이나 대전 등 지방의 인기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청약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8·2부동산대책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첫 아파트인 마포구 공덕동의 ‘공덕 SK리더스뷰’ 1순위 청약 결과 195가구 모집에 6,739건이 접수돼 약 34.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37.98대1)’ ‘보라매 SK뷰(27.7대1)’ 등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마포구는 8·2부동산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돼 강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서울 내에서도 인기 지역인데다 공급이 많지 않아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방에서는 풍선효과로 청약경쟁이 뜨거운 곳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2가에서 분양한 ‘대신2차 푸르지오’는 평균 254.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같은 날 포스코건설이 공급한 대전 유성구 ‘반석 더샵’은 평균 57.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석 더샵은 481가구 모집에 2만7,764명이 청약을 접수해 지난 2010년 이후 대전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앞으로 남은 하반기 청약시장 전망도 밝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인기 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다음달 삼성물산이 강남구 개포동에서 분양하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를 비롯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 강남구 개포동 주공8단지, 청담동 청담삼익 롯데캐슬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성남 고등·하남 감일지구 등 수도권 공공주택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도 시세보다 저렴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택지공급이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도권 우량사업장은 청약시장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향후 분양권전매제한이 강화되는 부산의 경우 청약 과열현상이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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