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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최혜진 "첫날 제 점수는 70~80점"

‘프로’ 최혜진 “첫날 제 점수는 70~80점”

KLPGA투어 한화 클래식 1R

데뷔 첫라운드 버디 3개·보기 2개

공격보다 안전…장타·정교함 과시

고진영 5언더 단독 선두

티샷 준비하는 최혜진. /사진제공=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 첫날 경기가 열린 강원 춘천의 제이드팰리스GC(파72)에는 평일임에도 수백명의 갤러리가 찾아들었다. 올 시즌부터 5대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총상금 14억원(우승상금 3억5,000만원) 이벤트라는 이유도 있지만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특급 새내기’ 최혜진(18·롯데)을 보러 온 팬들이 많았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 최혜진은 지난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해 화제가 됐고 7월과 8월 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무서운 여고생이다. 만 18세 생일 다음날인 8월24일 프로로 전향하고 나흘 뒤 2년에 12억원의 역대 신인 중 최고 대우 후원계약을 맺은 그는 이날 프로골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데뷔전 첫날 성적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 일몰로 일부 선수들이 경기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순위는 공동 30위였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우는 최혜진이지만 안전 위주의 탐색전을 펼쳤다. 러프 잔디를 발목 깊이만큼 길러놓은 까다로운 코스 컨디션에 맞춘 영리한 플레이로 보였다.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4위에 올라 있는 김지영(21·올포유·257야드)과 동반하며 밀리지 않는 파워도 과시했다.

‘프로 1호 버디’는 첫홀부터 나왔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최혜진의 첫 티샷은 벙커에 빠졌다. 내리막 경사의 이 홀에서 그린을 곧장 노리고 친 볼이 약간 못 미쳤다. 의도와 다른 출발에 긴장할 법도 했지만 ‘준비된 신인’은 달랐다. 턱 높은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깃대 오른쪽 1.5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다. 이어진 두 번째 홀(11번·파4)에서는 티샷을 러프로 보낸 끝에 첫 보기도 적어냈다. 14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나와 아쉬운 미소를 지은 최혜진은 여섯 번째 홀인 15번홀(파3)에서는 정확한 티샷으로 50㎝짜리 두 번째 버디를 뽑아냈다. 이후 안정적인 경기에도 9개 홀 연속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그는 7번홀(파3)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었지만 8번홀(파4)에서 4.5m 버디로 만회하며 언더파 타수를 적어냈다.



최혜진은 경기 후 “오늘 라운드는 70점이나 8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나왔는데 경기 시작이 늦어져 몸이 좀 처친 느낌이 들어서인지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고 첫 라운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아침 안개가 코스에 드리우면서 최혜진은 예정보다 2시간10분이 지난 10시20분에 첫 샷을 날렸다. 아마추어 때와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프로라는 호칭이 아직은 좀 낯설고 어색한 것 외에는 별로 없다”고 했다.

시즌 1승의 고진영이 5연속 버디(8~12번홀)를 앞세워 5언더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가운데 LPGA 투어 다승 선두(3승)인 김인경은 1언더파로 최혜진과 같은 스코어를 적었다. 국내 상금 1위 이정은은 2언더파. 4년 만에 이 대회를 다시 찾은 세계랭킹 4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고전 끝에 7오버파 79타로 하위권에 그쳐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일몰로 경기가 중단돼 일부 선수들은 18홀을 다 돌지 못했다. 잔여 경기는 1일 아침 일찍 재개된다.

/춘천=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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